봉사활동 소감문

같은 스터디조원의 추천으로 하게된 법률연맹의 봉사활동-연세대 중어중문 송은경
법률연맹의 봉사자로서 활동한 지도 벌써 반년이 훌쩍 넘었다.
같은 스터디 조원의 추천으로 하게 된 법률연맹의 봉사 활동은 학업 등의 이유로 시간이 유연하지 않은 나에게 정말 좋은 기회였다. 개인적인 시험공부로 인해 아쉽게도 이번 학기에는 다양한 활동을 하지 못하였지만, 번역 봉사 활동을 위해 맡은 ‘아제르바이잔 헌법’은 나에게 새로운 세계를 알려주는 듯 했다.
‘법’은 한 국가의 시민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 단 한 순간도 뗄 수 없는, 아주 가까운 것이지만, 보통의 경우 그것을 의식적으로 알아차리지 못한 채 멀게만 느끼고 살아가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아직 졸업도 하지 않고, 집을 계약할 일도, 세금을 낼 일도, 열정적으로 기본권을 주장할 일도 없었던 나로서는 법이 참 멀게만 느껴졌었다. 하지만 법률연맹 봉사활동을 시작하고 첫 학기 째에 법정 모니터링을 하며 법원에서 이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의 법적 분쟁을 본 후, 법에 대한 나의 가치관이 많이 바뀔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 두 번째 봉사 학기. 한국의 헌법도 한 번도 접해본 적이 없는 내게, 언어도, 문화도 모르는 생소하고 먼 나라(아제르바이잔 공화국)의 헌법을 번역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오역이 나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하며 아제르바이잔 공화국의 헌법을 읽고 또 읽어보는 사이, 자연스럽게 하나의 국가에서의 권력 분립과 기본권의 보장 등에 대한 개념이 머리에 자리를 잡았다. 법 공부를 해보지 않은 나로서는 이해하지 못할 구절도 많이 있었지만, 한국 헌법 및 미국 헌법의 번역본과 비교도 해 보면서 나에게도 정말 많은 공부가 될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다. 하나의 기관 혹은 소수의 지도자에게 권력이 집중되어 폐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꼼꼼하고 상세하게 각각의 의무와 권력을 제한을 명시해 놓은 헌법은, ‘자상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모든 상황을 적어놓지 못한 이상 헌법을 적용하는 데 있어서 많은 이견도 발생할 수 있고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혼란스럽지 않도록 상세하게 선을 그어놓은, 그리고 시민의 권리와 자유를 끊임없이 역설하는 헌법은 역시 시민을 위하는 자상한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봉사활동’이라는 기회를 통해 오히려 얻은 것이 훨씬 많다고 느낀다. ‘봉사’라는 것이 나를 죽이고 남을 위해 베푸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를 위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그리고 나 혼자였다면 절대로 접해볼 생각도 못했을 아제르바이잔 헌법을 나에게 안겨준 법률연맹에 감사하다.

비교적 자유롭게 시간을 쓸 수 있어 좋았던 번역 봉사 활동도 좋았지만, 앞으로는 좀 더 다양한 봉사 활동도 꼭 해보고 싶다. 돌아오는 가을 학기에는 꼭 국정 감사 모니터링을 해보고 싶다. 이제껏 정말 법에, 정치에, 사회에 무관심했다 것을 새삼스럽게 느끼는 요즘이다. 가까이 접할 기회가 없다는 핑계로 멀리만 했던 국정 감사도 이번에 모니터링 기회를 통해 몸소 느껴보고 싶다. 그리고 그동안 시간이 여의치 않다는 핑계로, 그리고 날카로운 분석을 할 자신이 없다는 핑계로 미루며 하지 못했던 언론 모니터링도 꼭 참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