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사회봉사를 하고 나서... - 이화여대 법학과 김세은
법률연맹
2009-03-07 00:00:00
185
2년 전 겨울, 수능시험이 끝난 후 나는 대학에 입학하면 새로운 세계가 펼쳐질 것이라는 환상에 사로 잡혀 있었다.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 새로운 빛을 보게 될 것이라는 기댈감은 집을 떠나 낯선 도시에 가게 된다는 사실로부터 비롯된 두려움과 뒤섞여 내 감정은 나 자신도 표현하기 힘들 만큼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나의 그런 온갖 설렘과 불안감을 무색하게도 신입생의 생활이란 내가 그려온 낙원의 그것과는 현저한 차이가 있었다. 물론 많은 일들을 혼자서 결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답답하기만 했고 고교 생활과는 분명 달랐지만 이상과 현실의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는 내게 대학생활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나는 내 길을 찾지 못하고 어떤 결심도 하지 못한 채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냈고, 그렇게 시간은 무심하게도 흘러갔고, 어느새 2년이란 세월이 지났건만 내 마음은 여전히 공허하기 만했다. 대학 2학년의 마지막 시험이 끝나고 나서야 나는 내가 준비가 되건 말건 이미 법적으로도 성인이 되었음을 깨달았고, 아직도 세상이 두렵고 스스로가 어리고 나약하게 느껴짐에도 불구하고 이제 곧 사회적 책임을 져야할 때가 올 것이라는 사실에 불안해졌다. 그리고 이제 스스로 무언인가를 결정하고 실천에 옮겨야 할 때라는 것을 알고 나니 마음이 바빠졌다. 나 도 이제 스물 둘, 아무 생각 없이 하루 하루를 보낼 수 없는 나이가 된 것이다.
인간은 나이를 먹어 감에 따라 일정한 발달 단계를 거치게 된다는 어느 학자의 말은 틀지 않았나 보다. 나도 그러한 성장 단계의 한 과정으로서 사회적 활동을 해야 한다는 일조의 기본적인 동기가 되었다. 또한 나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사회를 변화, 발전시키는데 주저하지 않고 앞장서는 인간이 되고 싶었으며, 시민운동이나 NGO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그런 생각들 역시 사회봉사를 하게된 데 영향을 주었다.
법률소비자연맹을 봉사기관으로 선택하게 된 이유는 법학과 학생으로서 법률소비자 연맹에서의 봉사활동을 통해 법적 사고능력, 즉 리걸 마인드를 기르기 위해서였다. 또한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바른 시민사회를 형성, 발전시키는데 보탬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내가 신청한 봉사활동은 법정 모니터링이었다. 법학과이면서도 이제껏 한번도 법정에 가보지 않았던 나는 봉사활동을 통해 처음으로 법원에 가서 재판과정을 방청하게되었다. 사건의경위도 모른 채 한번에 수십 건이나 처리되는 재판을 지켜보는 것은 솔직히 지루한 일이었다. 그리고 봉사자들이 작성한 설문지가 봉사기관 쪽에 그다지 크게 도움이 되진 않을 거라고 생각하니 - 적어도 그 종이 용지들이 데이터 베이스화 되기 전까진 말이다. - 조금 허탈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재판 방청을 통해 실제 재판 절차를 보고 나름대로 따져 본 것은 좋은 공부가 되었다.
다음으로 인터넷의 각종 법률 포탈 사이트나 공공기관 홈페이지에서 제공되는 법률 서비스에 관해서 조사하는 과제를 하게 되었다. 시대에 맞지 않지만 평소 컴퓨터를 가까이 하지 않는 나로서는 온라인 상의 법률사이트를 검색, 분석하는 일이 처음 생각했던 것처럼 만만하진 않았다. 그리고 그 다시 비판적인 사고를 갖고 있지도 못한 터인지라 ‘분석’이라는 말이 좀 부담스러웠다. 아직 내게는 모든 일이 버겁고 무겁기만 한 모양이다.
쑥스럽긴 하지만 솔직한 심경으로는, 나름대로 사회봉사를 한다고 했지만 사실 봉사기관측에 딱히 도움된 일이 없는 것 같아 아쉽고 허탈한 마음이다. 뛰어난 능력도 불타는 열정도 없지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 외에 아직 내가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사회봉사라는 일련의 ‘외부활동’을 통해 깨달은 셈이다. 하지만 어떠한 종류의 책임감이나 의무감도 직접 느끼는 것을 회피하던 나에게 사회봉사는 어쩌면 돌멩이 만한 돌파구를 마련해준 계기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어느 정도의 의무를 부여받음으로써 나는 사회적 책임감이라는 것을 조금을 알게 된 것이다. 이래저래 두드러진 활동을 한 건 없지만 스스로 정신적인 성장을 하고 무언가 조금이라도 배우고 사회봉사를 마무리했다고 생각하며 위안을 삼을 따름이다.
다만 이번 봉사활동을 계기로 다음 번엔 좀더 발전된 자세와 성실성으로 사회봉사에 임하겠다고 다짐할 뿐이다. 여러 번의 봉사활동을 통해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 아무것도 손에 쥐지 못한 채 나약한 지금의 모습 그대로 어른이 되고 싶지는 않다. 바른 사회를 만드는데 한몫하고 싶다는 처음의 생각이 신념이 되고, 살기 괜찮은 세상을 가꾸는데 도움이 되는 인간으로 성장한다면 지금까지의 공허함도 보람으로 채워질 것이라 믿는다.
나는 내 길을 찾지 못하고 어떤 결심도 하지 못한 채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냈고, 그렇게 시간은 무심하게도 흘러갔고, 어느새 2년이란 세월이 지났건만 내 마음은 여전히 공허하기 만했다. 대학 2학년의 마지막 시험이 끝나고 나서야 나는 내가 준비가 되건 말건 이미 법적으로도 성인이 되었음을 깨달았고, 아직도 세상이 두렵고 스스로가 어리고 나약하게 느껴짐에도 불구하고 이제 곧 사회적 책임을 져야할 때가 올 것이라는 사실에 불안해졌다. 그리고 이제 스스로 무언인가를 결정하고 실천에 옮겨야 할 때라는 것을 알고 나니 마음이 바빠졌다. 나 도 이제 스물 둘, 아무 생각 없이 하루 하루를 보낼 수 없는 나이가 된 것이다.
인간은 나이를 먹어 감에 따라 일정한 발달 단계를 거치게 된다는 어느 학자의 말은 틀지 않았나 보다. 나도 그러한 성장 단계의 한 과정으로서 사회적 활동을 해야 한다는 일조의 기본적인 동기가 되었다. 또한 나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사회를 변화, 발전시키는데 주저하지 않고 앞장서는 인간이 되고 싶었으며, 시민운동이나 NGO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그런 생각들 역시 사회봉사를 하게된 데 영향을 주었다.
법률소비자연맹을 봉사기관으로 선택하게 된 이유는 법학과 학생으로서 법률소비자 연맹에서의 봉사활동을 통해 법적 사고능력, 즉 리걸 마인드를 기르기 위해서였다. 또한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바른 시민사회를 형성, 발전시키는데 보탬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내가 신청한 봉사활동은 법정 모니터링이었다. 법학과이면서도 이제껏 한번도 법정에 가보지 않았던 나는 봉사활동을 통해 처음으로 법원에 가서 재판과정을 방청하게되었다. 사건의경위도 모른 채 한번에 수십 건이나 처리되는 재판을 지켜보는 것은 솔직히 지루한 일이었다. 그리고 봉사자들이 작성한 설문지가 봉사기관 쪽에 그다지 크게 도움이 되진 않을 거라고 생각하니 - 적어도 그 종이 용지들이 데이터 베이스화 되기 전까진 말이다. - 조금 허탈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재판 방청을 통해 실제 재판 절차를 보고 나름대로 따져 본 것은 좋은 공부가 되었다.
다음으로 인터넷의 각종 법률 포탈 사이트나 공공기관 홈페이지에서 제공되는 법률 서비스에 관해서 조사하는 과제를 하게 되었다. 시대에 맞지 않지만 평소 컴퓨터를 가까이 하지 않는 나로서는 온라인 상의 법률사이트를 검색, 분석하는 일이 처음 생각했던 것처럼 만만하진 않았다. 그리고 그 다시 비판적인 사고를 갖고 있지도 못한 터인지라 ‘분석’이라는 말이 좀 부담스러웠다. 아직 내게는 모든 일이 버겁고 무겁기만 한 모양이다.
쑥스럽긴 하지만 솔직한 심경으로는, 나름대로 사회봉사를 한다고 했지만 사실 봉사기관측에 딱히 도움된 일이 없는 것 같아 아쉽고 허탈한 마음이다. 뛰어난 능력도 불타는 열정도 없지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 외에 아직 내가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사회봉사라는 일련의 ‘외부활동’을 통해 깨달은 셈이다. 하지만 어떠한 종류의 책임감이나 의무감도 직접 느끼는 것을 회피하던 나에게 사회봉사는 어쩌면 돌멩이 만한 돌파구를 마련해준 계기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어느 정도의 의무를 부여받음으로써 나는 사회적 책임감이라는 것을 조금을 알게 된 것이다. 이래저래 두드러진 활동을 한 건 없지만 스스로 정신적인 성장을 하고 무언가 조금이라도 배우고 사회봉사를 마무리했다고 생각하며 위안을 삼을 따름이다.
다만 이번 봉사활동을 계기로 다음 번엔 좀더 발전된 자세와 성실성으로 사회봉사에 임하겠다고 다짐할 뿐이다. 여러 번의 봉사활동을 통해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 아무것도 손에 쥐지 못한 채 나약한 지금의 모습 그대로 어른이 되고 싶지는 않다. 바른 사회를 만드는데 한몫하고 싶다는 처음의 생각이 신념이 되고, 살기 괜찮은 세상을 가꾸는데 도움이 되는 인간으로 성장한다면 지금까지의 공허함도 보람으로 채워질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