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혼자하는 봉사활동이라 더 책임감이 생겼던-서울여대 국어국문 윤재희
법률연맹
2009-09-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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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법률소비자연맹에서 하는 봉사활동을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왔다. 이런 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은 처음이라 길도 잘 못 찾고 나에게 주어진 과제도 스스로 만족할만큼 잘 하진 못했지만 무사히 끝낼 수 있어서 기쁘다.
학교에 봉사활동을 신청하고 기관 OT에 참석하기 위해 처음으로 법률소비자연맹에 갔던 일이 생각난다. 예전에 했던 봉사활동에서는 OT라고 해도 간단한 기관설명이나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설명하는 것뿐이었는데 이곳의 기관 OT는 달랐다. 법률소비자연맹에서 하는 일 이외에도 이 일이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지 등, 기관 설명만을 하기 보다 더 넓은 시각으로 내가 하게 될 봉사활동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더불어 봉사활동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내가 어떤 봉사활동을 할 지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봉사활동을 하는 중에도 좋은 참고가 되었다.
법정 모니터링을 하기 위해 법정에 들어서던 순간은 내가 이 기관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중 가장 긴장됐던 시간이었다. 중학생 때 친구들과 방학 숙제를 하기 위해 법정에 들어가던 느낌과는 달랐다. 예전에 한 번 가봤으니까 별로 긴장되지 않을 거란 내 예상은 빗나간 것이다.
하지만 막상 자리에 앉아 재판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긴장감은 조금씩 사라졌다. 안타깝게도 내가 처음 모니터링했던 법정은 판사만 마이크를 사용하고 다른 사람들은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아서 내용이 잘 들리지 않았다. 마이크가 분명히 켜져있는 것 같은데 재판을 위해 나온 사람들은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래서 난 그들의 이야기를 더 잘 듣기 위해 사건을 기록하면서도 몸을 계속 앞으로 숙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런 행동 덕분에 재판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재판을 보는 동안 재판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진지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자신의 주장을 받아들여주기를 호소했다. 개중에는 조금 흥분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재판은 조용하게 흘러갔다. 나는 그 장면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들으면서 재판을 하는 사람들이 우리가 보통 주위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드라마나 영화같은 곳에서 나오는 특이한 사연을 가진 사람만이 재판을 하는 게 아닌 것이다. 나도 법정 안에서 재판을 받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법정 모니터링을 하며 느낄 수 있었다.
언론 모니터링은 집에서 혼자 하는 봉사활동이지만 기관의 담당 선생님께 많은 도움을 받았다. 주제도 도움을 담당 선생님께 도움을 받아 정했다. 담당 선생님과 함께 상담하여 정한 주제는 ‘빅2 인사청문회’였다. 우리나라의 국가 기관 중 주요기관이 검찰과 국세청의 수장을 정하는 인사청문회에 관련된 보도 기사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방학과 동시에 신문과 TV 뉴스를 멀리하고 있던 나는 검찰총장과 국세청장이 6월 21일에 내정되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예전에 대입을 위해 논술 수업을 들었을 때 인사청문회에 대해서도 듣긴 들었지만 대체 어떤 것인지 정확히 몰랐다. 대학생이나 돼서 사회의 이슈도 제대로 모른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중앙일보와 경향신문의 기사를 수집하고 나름대로 분석하고 그 기사 내용을 이해하기 위한 자료들을 찾아보면서 ‘빅2 인사청문회’사건이 어떻게 전개되어가고 있는지 조금씩 이해할 수 있었다. 더불어 검찰과 국세청 등 관련기관의 반응 등과 이 사건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혼자서 하는 봉사활동이라 더 책임감이 생겼던 것 같다. 내가 직접 움직이고 찾아보지 않으면 어떻게 재판이 진행되는지, 어떤 사건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전혀 알 수 없다. 더운 여름, 찌는 듯한 날씨와 변덕스런 비 때문에 혼자 끙끙거리며 고생하기도 했지만 내가 한 결과물들을 보면 매우 미숙해서 부끄럽기도 하지만 뿌듯하기도 하다. 법률소비자연맹에서의 봉사활동은 일단 여기서 끝나지만 우리나라의 국민이자 대학생으로서 법에 대해, 사회의 주요 이슈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지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