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법률소비자연맹에서의 두 번째 봉사활동을 마치면서-부산대로스쿨 김영재
법률연맹
2009-09-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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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 때부터 꾸준히 하던 사회봉사의 끈을 놓고 싶지 않았기에 대학원에 진학한 이후에도 봉사활동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학기 중에는 학업에만 집중하기에 부족했기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방학 중에 사회봉사활동을 하기로 했다. 학부 때 다양한 기관들에서 봉사활동을 했지만 그 중에서도 법률소비자연맹은 사전에 연락만 한다면 원하는 시간대에 봉사활동을 할 수 있기에 유연한 스케줄 조정이 가능했다. 또한 학부와는 다른 분야인 법을 공부하게 되면서 내가 배우고 있는 법이라는 학문분야를 수업 이외에서 접함으로써 해당 학문분야를 보다 실용적으로 체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었기에 법률소비자연맹에서 봉사활동하기로 결정했다.
여름학기동안 주로 통번역봉사활동과 세미나모니터링 봉사활동을 하였다.
세미나 모니터링 봉사활동과 관련하여 시청역 주변에 있는 한국언론재단 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되는 세미나들을 주로 모니터링 했다. 대개 이곳에서 개최되는 세미나들은 대중들에게 모두 공개되어 있으며 비교적 규모가 크다. 또한 법률과 관련된 세미나부터 정치, 외교, 경제, 의료, 언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최근 이슈가 되는 많은 중요한 사안들에 관한 세미나가 자주 개최되기 때문에 봉사활동을 하면서 동시에 나의 지적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었다. 많은 법학회들이 이 곳 프레스센터에서 사형제도 폐지와 같이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법률사항들에 관해 학술회를 열기 때문에 법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수업시간에 배운 법적 쟁점에 대해서 최근 학자들 사이에서 어떠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직접 배울 수 있었다. 세미나 모니터링과 관련하여 주의할 점은 참석하는 세미나의 주제에 대해 최소한 사전에 한번쯤 생각해본 후 참석해야한다는 것이다. 간혹 특정한 견해나 관점을 고수한 단체에 의해서 세미나가 개최될 경우 그 세미나에서 논의되는 내용은 해당 기관이 지니고 있는 관점으로 편향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미나 모니터링을 하면서 이러한 점을 명심하고 가능하면 중립적인 자세를 견지한 채 스스로의 관점을 바탕으로 해당 세미나를 관찰하려고 노력했다. 예를 들면 ‘북한에 대한 햇볕정책’에 대한 동일한 주제를 서로 다른 단체가 개최했던 세미나들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한 쪽은 북한에 대한 햇볕정책은 범인류적 차원에서 인권을 신장하는 바람직한 정책으로 규정한 반면 다른 쪽은 북한에 대한 햇볕정책은 북한 고위관료의 배만 채워줄 뿐이며 북한이 남한을 상대로 전쟁을 준비하는 것을 지원하는 행위라고 비판을 하였다. 이렇듯 같은 안건에 대해서도 세미나마다 서로 상이한 견해를 갖는 것이 세미나의 필연적 성격이기 때문에 해당 안건에 대해 자신만의 뚜렷한 견해가 없이 해당 세미나를 경청하다보면 자칫하면 해당 세미나에서 고수하고 있는 견해를 적절한 비판없이 받아들이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아무런 사전 정보없이 세미나에 참석하여 모니터링만 하기 보다는 자신에게 생소한 분야일수록 사전에 관련 주제에 대해 어떠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쟁점은 무엇인지 해당 쟁점에 대해 어떠한 견해들이 있는지 간단히 살펴보고 해당 세미나에 참석한다면 보다 효율적으로 세미나를 모니터링 할 수 있을 것이다.
재택봉사활동이 가능한 통번역봉사활동도 하였는데 법과 관련된 다양한 텍스트들을 번역하면서 해외의 법률적 지식을 쌓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주로 외국의 헌법을 통역하는 것과 외국의 민사재판비용요금표를 번역하는 봉사활동을 했다. 어렸을 때 미국에서 자랐기 때문에 나름대로 영어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법률소비자연맹에서의 통번역활동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우선 번역해야할 텍스트들이 꽤나 전문적인 성격이여서 생소한 단어들도 많았고 이미 내가 알고 있는 단어였지만 다른 법적 의미를 갖는 경우도 많았다.
이를테면 영국 잉글랜드&웨일스 지방의 민사소송재판비용 요금표 번역과 관련하여, 안전 혹은 보호라는 의미로만 알고있던 ‘security’가 법률 용어로서 담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처럼 한 단어의 이중적 의미 때문에 생소한 단어보다 오히려 이러한 익숙한 단어들이 번역하는 데 더 큰 어려움을 주었다. 또한 외국의 헌법을 번역하는 봉사활동과 관련하여, 헌법 조문 내에는 해당 국가의 행정부의 구조와 관련 부처의 장들에 대해 기술되어 있기 마련인데 우리나라와 유사한 기관인 경우 문제될 것이 없지만 우리나라에 없거나 그 기능이나 구조가 상이한 경우 과연 해당 기관을 어떠한 용어로 번역할 것인지가 큰 문제였다. 이를 테면, 최근 유혈사태로 국제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이란 이슬람 공화국에는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이끌며 그가 임명하는 성직자 6인과 의회에서 인준하는 율법학자 6인으로 구성된 Guardian Council라는 국가조직이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 없는 국가 조직을 적절한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기 위해서 우선 국제 뉴스나 관련 서적에서 원어의 해당 용어를 찾아본 후 해당 용어에 부합하는 우리나라 말이 있는 경우 이를 사용하였고 그렇지 않은 경우 임의로 해당 기관의 의미를 잘 살릴 수 있는 말로 의역을 해야만 했다. 법은 해당 국가의 문화, 정치, 교육, 언론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기 때문에 번역해야하는 국가에 대한 사전 지식없이 번역해야 하는 것과 관련한 어려움이 따르기도 했다. 이를테면, 이란 이슬람공화국은 회교도라는 강력한 종교적 믿음을 기반으로 세워졌기 때문에 헌법 전문에 종교적 성향이 짙다. 실제로 정치 조직 내에 수 많은 종교인들이나 율법학자들이 국가의 주요 직책을 맡는가하면 헌법의 특정 조항들의 법리나 근거가 이슬람교의 경전인 코란(Koran)에 기인되어 있기도 했다. 이처럼 통번역 봉사활동은 몇몇 어려움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통번역 봉사활동은 나에게 많은 지적 즐거움을 주었다. 우선 통번역봉사활동을 하면서 외국의 법률 체계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우리나라와 다른 법률 체계나 법조항들을 번역하는 경우 동일한 사안에 대해 서로 다른 해석을 하는 것은 우리나라 법에 익숙한 나에게 매우 신선한 충격이였다. 그리고 법률 체계라는 것이 특정 국가의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다보니 해당 국가의 법체계 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이데올로기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법률소비자연맹에서의 봉사활동은 많은 의미를 가진다.
우선 내가 한 봉사활동이 우리나라의 법과 정의를 수호하는 법률소비자연맹의 유용한 자료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먼저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또한 나 자신에게 있어서도 학교에서 배운 법적 지식의 연장선상에서 많은 지식과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데에 두 번째 의의가 있다.
이처럼 법률소비자연맹에서의 봉사활동은 다양한 의의를 갖기 때문에 앞으로도 법률소비자연맹에서의 봉사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비록 학기 중에는 바쁜 학업 때문에 계속 할 수 없겠지만 방학 중에는 법률소비자연맹에서 지금까지 해온 봉사활동 이외에도 국회의정 모니터링과 같은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면서 사회에 대한 환원과 자신의 내적 성장이라는 두가지 큰 목적을 동시에 이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