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기억에 남을 국정감사모니터 활동- 서울대학교 법학과졸 최선재

지난 여름학기에 이어서 가을학기에도 법률연맹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다.
사실 학기 중에는 시간이 많이 나지 않을 것 같아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여름학기에 여러모로 배운 점이 많았고 뿌듯했던 기억과 특히 가을학기에는 국정감사를 해볼 수 있다는 점에 끌려 가을학기에도 법률연맹활동을 하게 된 것이다. 이번학기에는 법정모니터링을 하지 못하였고 세미나참석과 국정감사를 하였는데 세미나참석에 대해서는 지난학기에 언급한 바 있으므로 국정감사를 중심으로 적어보고자 한다.

국정감사는 현장모니터링이 하고 싶기는 했었는데 아침 일찍부터 하루 종일 있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그냥 가능한 시간에 화상모니터링을 할까 고민이 되었다. 그런데 마침 수업이 없는 날에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있었고 현장모니터링을 할 수 있었다. 나중에 든 생각이지만 역시 현장모니터링을 해야 국정감사장의 생생한 분위기를 느끼고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것 같다.

일단은 국회의원들은 물론 피감기관 또한 흔히 접할 수 없는 분들이므로 이렇게 한번에 많이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라는 점, 화상으로는 보고 들을 수 없는 미묘한 태도와 전체적인 분위기를 잘 느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말로만 듣던 국정감사의 현장에 다녀왔다는 경험은 평생 소중한 경험으로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현장에서 모니터위원을 위한 전문 안내자가 계셨고 매우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우리가 제법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 으쓱하기도 하였다.

나는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고등법원이하 지방법원들을 피감기관으로 한 국정감사에 다녀왔는데 그날 나 외에도 법률연맹에서 2명의 학생이 더 왔었다. 둘 다 나보다 어린 친구들이었는데 처음 보는 사이였지만 인사를 하고 점심을 같이 먹으며 다른 피감기관의 국정감사를 갔던 경험을 바탕으로 그 날의 국정감사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는 등 금새 친해졌고, 덕분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되어 자칫 지겨울 수 있는 국정감사를 즐겁게 할 수 있었다.

한편 국정감사의 내용적인 측면에서만 보면 굉장히 실망스러웠다.
대선이 얼마 안남은 시점이라 그런지 한나라당과 신당의 국회의원들은 상대방 후보의 약점을 공격하는데 집중했고 피감기관에 대한 감사는 뒷전이었다. 더구나 그렇게 상대방 후보를 공격하다가 감정이 격해지자 소리를 지르며 험한 말을 쓰는 등 ‘저런 사람을 국민의 대표라고 해야 하나’하는 생각까지 들게 하는 몇몇 의원들도 있었다. 그리고 그나마 피감기관에 대해 질문을 할 때에도 날카로운 감사가 이루어 졌다기 보다는 앞으로의 건의사항을 말하거나 형식적으로 질문하고 이에 대해 노력하겠다는 피감기관의 대답에 재질문등은 거의 없이 넘어가는 모습이 많아 실망스러웠다.
이런식으로 국정감사가 이루어진다면 피감기관으로서는 당연히 국정감사 그 순간만 대충 노력하겠다는 말로 모면하면 그만이라는 인식을 하게 될 것이다. 국정감사는 말 그대로 국정이 잘 운영되고 있는지 국민들을 대표하여 국회가 감시하는 중요한 기회인데 그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그리고 국민들이 TV로 보고 있고 모니터위원들이 현장에 앉아 있는데도 국정감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데 이 정도의 감시조차 이루어지지 않으면 얼마나 더 망가질지 섬뜩하기까지 하여 국정감사모니터 또한 정말 뜻 깊은 활동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국가의 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참여와 관심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가을학기 봉사활동을 마치며 생각해보니 우수위원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
당시 졸업논문 쓰기를 겨우 마치고 기말고사가 임박한 시점이라 고민을 하다가 그냥 도서관에 머물러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때 몇 시간 공부를 더 하는 것보다 우수의원시상식에 참석하는 편이 평생을 두고 볼 때 훨씬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가을 학기에는 다양한 분야의 법정모니터링을 해보고 싶었는데 정작 시간에 쫓기다보니 법정모니터링을 하지 못한 점도 아쉽다. 이는 겨울학기로 미뤄두고 이제 가을학기활동을 마치려 한다. 가을학기는 여름학기보다 열심히 활동하지 못해 총재님과 부장님들께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지만 이번에도 국정감사모니터링이라는 새로운 경험이 내 인생을 한결 더 풍부하게 만들어 준 것 같아 뿌듯하다.
끝으로 사법시험 합격 소식을 전해드리자 함께 기뻐해주신 법률연맹 가족들과 축하와 함께 앞으로의 삶에 대해 충고와 격려를 해주신 총재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소감문을 마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