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배울수 있었던-건국대 산업공학과 함정한
법률연맹
2009-12-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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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는 주로 '비판과 감시'의 기능을 수행하는 곳이고, 나는 이를 교과서를 통해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경험 없는 이론은 그저 입에 꿀 발린 소리와도 같다. 시민단체가 하는 감시와 비판의 대상은 법정에서부터 시작하여 언론, 국회, 타 NGO 등 수없이 많았다. 열악한 환경 아래에서 그런 방대한 작업을 한다는 것은 이념과 그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열정만으로도 되지 못할 일이다. 이번 봉사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의 시민단체의 위치와 내가 한 활동의 내용의 측면에서 다양한 것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가 처음에 맡은 일은 국정감사 모니터링 작업이었고, 맡은 주제는 말그대로 국정감사를 모니터링 하는 것 이었다. 연맹 측에서 가을학기에는 국정감사가 꽃이라며 봉사자들에게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기를 권유한 것이 계기가 되어 국정감사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게 되었다. 평소에는 국정감사라는 것에 관심조차 없었고 국정감사에서 무슨일이 일어나는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었다. 단지 국회의원들이 하는 일년 가장 큰 일중에 하나라는 것만을 알고 있었다.
국회는 국민이 선출한 의원을 구성요소로 하는 합의체(合議體)로서, 입법·재정·기타 중요한 일반 국정에 결정적으로 참여하는 권능을 부여받은 기관이다. 나는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써 정치에 무관심하고 단지 뉴스나 신문에 종종 보도되는 헤드라인만을 보고 대한민국의 국회와 정치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무엇을 하고 있는지 조차 모르면서 단지 권리만을 외치는 내 모습을 생각하면서 새삼 부끄러운 마음이 느껴졌다. 내가 과연 내 권리를 찾을 자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나에게 되묻게 되는 그런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나는 국회 NGO모니터단 본부에서 감사 현장울 모니터링 하게 되었다. 이곳엔 NGO만을 위한 공간도 따로 마련되어 있었고, 현장에 NGO라는 감시 단체가 있음으로 해서 국정감사현장은 상기된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내가 오래 전에 TV를 통해 본 국정감사의 모습은 이와는 사뭇 달랐다. ‘건성건성’과 정당 싸움이 만연한 장소가 내가 기억하는 국정감사 현장이다. 물론 올해에도 이런 사태가 없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내가 참여했던 국감 현장에서는 감시와 경계의 분위기가 묘하게 어우러져 있었다. 상임위원회 의원들은 국감 현장을 통해 하나의 성과를 이루고 자신의 이미지를 홍보하고 싶어 하였다. 방만(放漫)과 나태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그들이 비록 홍보의 목적일망정 남보다 더 잘하겠다고 성실히 자료 조사에 임하고 열정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다니, 이는 어느 시각에서 보아도 나쁘지 않은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 이젠 막강해진 시민의 힘, NGO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법률소비자연맹에서도 11년이 넘도록 이 힘든 작업을 꾸준히 지속하는 데에는 이러한 사명감이 크게 작용해서 그렇게 아닌가 싶다.
비록 단 한번의 모니터링이였지만 그래도 나에게 있어서 이 일은 ‘비판과 감시’를 하는 시민단체의 역할과 중요성을 몸으로 깨닫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이 봉사를 누군가를 위해 해준다는 생각은 버리고 이 기회를 통해 내가 더 많은 것을 배운다는 생각을 하니 작업 하나하나가 더욱 진지하고 성실해졌고, 좋은 계발(啓發)의 기회가 되었다.
다음으로 맡게 된 봉사는 바로 전단지 붙이기였다. 물론 변명이지만 나의 약간의 바쁜일정속에서 게으름과 미루기 때문에 많이 시간이 부족했던 상황이였다. 이때 연맹에서 나에게 정말 딱 맞는 작업을 주었다. 물론 추운날씨에 나가서 일하는게 힘들긴 했지만 그런 것을 따지고 있을 상황이 아니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부끄러운 일이기도 했지만 나가서 추운 날씨와 싸우면서, 긴 시간을 보내면서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해 보게 되는 시간이였다.
나는 시민단체에서 봉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나 자신 또한 하나의 NGO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직접 활동해보면서 어느 정도 시민단체의 역할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되었다. 눈에 보이는 이익은 낼 수 없는 단체이지만할 이런 집단이 계속해서 이어진다는 것은 구성원들의 열정과 사명감이 없었다면 불가능 한 일이었다. 이런 끝없는 노력과 열정 덕분에 우리사회에 많은 사람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혜택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NGO단체를 다시 보게 되었다.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배울 수 있었던, 그리고 나에게 특별한 경험을 준 법률연맹에서의 봉사활동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