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2009년 가을학기 봉사활동을 마치며-고려대 법 이채승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가을학기 봉사활동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얻는 것도 많았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봉사활동이었다.
처음 사회봉사를 하기로 마음먹고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 것이 법률소비자연맹의 사회봉사 프로그램이었다. 마침 가을학기 접수가 진행되고 있어서 자세히 알지도 못한 상황에서 OT에 참석하게 되었다. 법률소비자연맹의 사회봉사 프로그램은 무엇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참여자가 자신의 관심⋅전공분야와 관련이 있는 분야를 선택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기여를 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메리트였다. 나는 OT에서의 설명을 바탕으로 국정감사 모니터링, 법정 모니터링, 언론 모니터링에 참석하였다.
가을학기 봉사활동의 꽃은 뭐니뭐니해도 국정감사 모니터링이었다. 1년에 단 한번 밖에 할수 없다는 국정감사 모니터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일종의 행운이었다. 나는 한번은 화상 모니터링, 한번은 재택 모니터링, 총 2회를 했다. 법학을 전공했지만 막상 법률을 제정하는 국회를 한 번도 못 가봤는데 이번 기회에 갈 수 있어서 좋았다. 비록 화상을 통해서였지만 국회에서 국정감사 장면을 보면서 그 분위기를 꽤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대체적인 평은 국정감사의 내용이 실망스러웠다는 것이지만 그래도 국민이 보고 있고 그 중에서 일부는 우리처럼 직접 현장에서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국회의원들도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뿌듯했다. 민주주의의 역사가 비교적 짧은 우리나라에서 결과가 처음부터 만족스러울 수는 없지만, 앞으로 경험이 쌓이고 건전한 국회운영의 전통이 세워지면 일하는 국회, 알찬 국정감사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전에 법원을 여러 번 다녀 본 적이 있으나, 실제로 법정에서 구체적인 사건을 방청하고 메모하면서 사건을 파악해 본 경험은 없었다. 법조인을 꿈꾸는 자로서 많은 것들을 새로 배울 수 있었다. 국정감사 및 언론 모니터링 때문에 다소 적은 시간 밖에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언론모니터링은 원래 시작할 때는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봉사활동을 하면서 살짝 욕심이 생겨 시작하게 되었다. 국민들의 의사결정, 정책비판 등에 방송매체나 언론사가 미치는 지대한 영향에 비추어 볼 때 언론사의 보도내용이 과연 공정한지를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다. 언론모니터링을 하면서 느낀 것은 다양한 언론이 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상적이라 할 수 있지만, 그것도 객관적 신뢰성의 바탕 위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는 점이었다. 또 동시에 언론을 접하는 국민들도 비판적 수용을 통해 능동적으로 대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우리 생활 곳곳에 법이 침투해 있지 않은 곳이 없을 만큼 법에 의한 지배가 일반적이다. 민주주의의 핵심인 법치주의 국가에서 시민들의 약속인 법을 매개로 법과 정치를 바로세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이웃을 개인적으로 돕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겠지만, 법이 올바르게 제정, 집행될 수 있도록 감시하고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서 교정하는 것은 좀 더 거시적인 봉사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작은 힘과 노력이 사회 전체를 움직여 더 나은 발전을 이루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이제 소극적으로 법을 지키는 자를 벗어나 적극적으로 법을 실현시켜 정의로운 사회의 구현에 이바지한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비록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조금이나마 타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서였지만, 봉사활동을 하면서 오히려 점점 나 자신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아마 OT에서 김대인 총재님께서 말씀하신 “사회봉사학습”이란 것이 이 점을 말씀하신 것 같다.
끝으로 개인적으로는 엄두를 내지 못했을 여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 준 법률소비자연맹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