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비젼을 제시해준 법률 연맹 봉사활동-한양대 사회과학부 김소희

대학교에 처음으로 입학해서 1학기 동안, 대학에서 배우는 공부는 책을 들여다보고, 교수님들의 강의를 듣고 과제를 제출하기에 바빴었던 것 같다. 한양대학교는 1학년에게 필수적으로 사회봉사를 하도록 과목을 개설해 놓아 그제서야 사회봉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수 백 개의 봉사 활동 목록을 보면서 갈팡질팡하던 나는, “봉사”라는 의미에 적합하게 열의를 가지고, 하는 일에 기쁨과 보람을 느낄만한 일을 하고 싶었다. 처음엔 눈에 띄지 않았던 <법률 소비자 연맹>의 법률, 세미나 모니터링을 발견했고,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지난 봉사자들의 후기가 인상적이었다. 봉사를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대학생활에서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고 하니, 이보다 더 뜻 깊은 봉사가 있을까 싶어 부푼 마음에 신청하게 되었다.

봉사활동 첫 공식 행사는 국회에서 있었던 국정감사 모니터 위원 발대식이었다. 중학교 3학년 때 견학을 온 이후로 한번도 온 적이 없었던 국회. 국회의사당의 위엄을 드러내는 파란 돔이 보이자, 내가 드디어 대학생이 되어 사회적인 활동을 시작하는구나 라는 설렘을 안고 발대식에 참석했다. 발대식에서 국회의원들과 시민단체장 분들의 말씀을 들으면서,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임을, 그리고 나는 민주국가의 최고 권력인 민주 시민임을 가슴에 새겼다. 지금 돌아보면 이 발대식이 나에게 갖는 의미는 정말 컸다고 생각이 든다. 국정감사의 모니터 위원으로서의 시작일 뿐만 아니라, 내 인생에서 내가 개인적인 생활에만 매몰되지 않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민주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일원이 되겠다는 다짐의 선포식이기도 했다. OT 때는 김대인 총재님의 말씀을 들으며 국정감사 모니터링의 의의와 우리 사회에서 법이 가지는 의미를 깨달았다.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값진 내용을 들으며 사회라는 곳이, 민주주의라는 것이 절대로 단순하고 허황된 것이 아님을,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대단한 것임을 깨달았다.

우연한 기회에 행정 안전 위원회의 국감 현장 모니터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피감기관은 수원에 있는 경기도청과 경기 지방 경찰청이었다. 스무살에 이렇게 감사 현장에 투입되다니, 스스로도 놀랐고 너무나도 기뻤고 감사했다. 어리지만, 더 예리한 눈으로 모니터링을 해야겠다는 일념으로 국감에 참석했다. 현장에서 느낀 국정 감사의 열기는 대단했다. 수원 시청 회의장을 가득 메운 기자들과 관계자들, 속속 입장하는 국회의원들. 과연 국정 감사가 민주주의 정신에 맞게 진행될지, 국회의원들의 평소 인품과 언행과 생각은 어떤지 아무런 왜곡과 걸러짐 없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국정감사가 진행되면서, 현재 피감기관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혹은 문제시 되는 사안들이 거론되었고 이에 대한 의원들과 피감기관장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국회의원들은 내 예상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임했고, 피감기관은 최대한 공손한 자세로 대했던 것 같다. 다만 국회의원 중에 대본을 읽는 듯한, 논점 없는 발언을 하는 분들이 있었는데 국감을 준비하면서 저 분들의 순수한 노력은 과연 얼마만큼 들어갔을 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국정감사의 의의를 깨달을 수 있었다. 만약 국정감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면, 공기업은 부패하고, 국회의원들은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지 않는 껍데기뿐인 민주주의 공화국이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와 행정이 이전과 많이 발전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국정감사가 기여한 바가 클 것이다. 또한 그러한 국정감사가 제대로,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한데에는 법률 연맹을 필두로 한 몇 백 개의 NGO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정말 말뿐인 봉사 활동자가 아니라, 모니터 위원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번 법률 연맹 봉사활동은 내 인생에서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다. 사회과학부에서 전공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예전의 어린 나로 같았으면 단순히 직업이나 친밀도를 보고 과를 선택했을 것이다. 그러나 2009년 하반기 동안 국회와 연맹을 오고 가면서 내가 현재, 그리고 미래에 공공 사회의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렇다면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 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더불어 비젼을 갖게 했다. 다음번 봉사활동 때에는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더 적극적이고 다양한 활동을 해보고 싶다.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기회를 주시고, 그리고 앞으로의 추억을 만들어주실 연맹에게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