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마음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숭실대 사회복지 김하람


본인의 학과가 사회복지학과고 원래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았던 차에, 학교 교양과목으로 개설되어있는 봉사과목을 수강하게 되었다. 6주간 학교에서 봉사에 관한 설명을 들으며, 기관에 나가 봉사하는 과목이었다. 학생이 봉사하는 봉사기관은 학교 홈페이지에서 학교와 연계된 봉사기관을 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워낙 많은 기관이 연계되어있어서 많은 봉사기관 중 한곳을 택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던 중 ‘법률소비자연맹’이라는 몹시 딱딱한 느낌의 기관이 보였다. 그 전까지 내 주된 관심사는 학교와 집과 가장 가까운 기관을 찾고, 그 중 시간이 가장 적절한 기관을 찾는 것이 목표였는데, ‘법률소비자연맹’에 관한 봉사이름을 보고, 직접 홈페이지에 다녀오고 내 결정은 순식간에 바뀌었다. “이번 2학기는 법률소비자연맹에서 봉사활동을 해야지!”
먼저, 법률연맹 홈페이지에 있는 수많은 대학생들의 후기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몰랐던 이런 단체에 ‘이미’ 수많은 대학생 봉사자들이 봉사활동을 했다는 것이, 그것도 서울의 많은 대학생들이 한다는 것이 묘한 경쟁심을 자극했다. 그리고 그 후기들을 읽으며 지난 활동들에 대한 내용들을 알 수 있었다. 법정모니터링도 멋졌고, 국정감사모니터링도 너무 멋있어보였다. 많은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지원하기로 했다. 가까스로(?) 법률연맹에 신청을 성공했고 그렇게 내 2학기 봉사활동은 시작되었다. (수강 신청 하는 것처럼 순식간에 인기 있는 봉사기관들은 정원이 찬다.)
법률소비자연맹과 나의 첫 만남은 9월 18일 봉사활동 오리엔테이션 때였다. 아직도 잊지 못한다. 빼곡하게 들어찬 강의실에서 쉬지 않고 부채질하며, 3시간 넘게 진행된 오리엔테이션은 이제 막 대학생이 된 나에게 많은 느낌을 주었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왔던 ‘학생’신분에서 각자가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다른 삶을 살 수 있겠다는 느낌이었다. 지금까지 그저 학교에 등교하고, 하교하고 하는 삶을 살면서 살았지만, 내가 조금 더 주위를 둘러보고 찾아본다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길이 있었다. "이제 나도 NGO, 시민단체의 한 일원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라는 기분 좋은 느낌. 오리엔테이션 시간이 결코 짧지 않았지만 그 시간동안 마음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 다음날 가을학기 필수 봉사활동인 ‘국정감사모니터링오리엔테이션’을 들으러 같은 장소에 또 갔다. 어제 오리엔테이션의 반복일 수 있겠다는 착각(?)을 하고 방문했는데, 이번엔 좀 더 실질적인 오리엔테이션이었다. 실제 국정감사 기간에 모니터링 하는 방법에 관한 내용이었다. 이 오리엔테이션을 들으며, 진정 내가 민주사회의 시민으로 사회에 기여를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었다.
법률소비자연맹과의 봉사활동은 지금까지 내가 알고, 하고 있었던 봉사활동과는 달라서 처음에는 어색했다. 공부방 봉사, CA교사 등 기존에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관계를 맺으며 하는 것이 아니었으며, 정해진 시간에 꼬박꼬박 나가서 하는 봉사활동도 아니었다. 단지 국가의 여러 진행상황을(법정, 국정감사, 언론 등)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자율적으로 모니터링 하는 것이 주였다. 그래서 처음엔 시간을 어떻게 배분해야할지 몰라 서툴고 어색했었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자 봉사활동을 하며, 내가 내 시간을 관리할 수 있는 그런 능력에도 도움이 되었다.
봉사활동 오리엔테이션 말고, 직접 봉사활동을 처음 한 것이 9월 24일 있었던 재판에 참정하여 모니터링 한 것이다. 첫 봉사활동이라 떨렸고, 재판장 안에 직접 들어가는 것도 처음이라 긴장했다. 괜히 경비원들이 입장을 막을 것 같고, 지각하면 어쩌나 걱정했다. 하지만 지각도 하지 않았고, 경비원도 막지 않았다. 처음 방문하는 터라 재판장을 찾는 것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재판과정을 지켜보며 평소 생각했던 느낌과는 조금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조금 인간미 있을 것 같은 판사는 없었다. 물론 한 번밖에 법정모니터링하지 않아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한 번 한 그 모니터링속의 판사들은 권위적이었고, 뭔가 자신감에 가득 찬 눈빛으로 변호인과 피고, 원고를 내려 보았다. 말투도 굉장히 권위적이었고, 재판 중 쉽게 겪지 못할 풍경도 겪었다. (청중에게 정색하며 화를 내는 판사의 모습이랄까.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그 장면’이 독특했음을 의미.)
다음 봉사활동은 국정감사모니터링이었다. 생전 처음으로 ‘국회의사당’안에 들어가 관광도 해보고, 국회의원들이 국정감사 하는 모습도 열심히 봤다. 본인의 경우 2009년 10월 7일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감사를 모니터링 했다. 상당히 실망스러운 부분도 몇몇 있었지만, 대체로 이 봉사활동을 통해, 제대로 몰랐던 것을 또 하나 배웠다. 일반적으로 우리 국민들의 의식 속에는 국회의원들이 자주 싸우고, 욕하고, 비리를 저지르는 모습들이 많다. 하지만 이 모니터링을 하며, “그래도 1년에 최소한 국정감사기간동안 만큼은 국회의원들이 나라 일을 열심히 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5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화상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하느라 눈도 아프고, 피곤하고, 귀도 피곤했지만, 부분적으로 봉사활동을 마치고 국회의사당을 나올 때 그 만족감과 얼굴에 피어나는 웃음은 막을 수 없었다. ‘내가 진정 하나의 시민으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라는 자부심. 물론 집으로 돌아와 12시간에 달하는 총 10월 7일자 모니터링을 하는 것도 결코 쉽지 않았다. 눈이 너무 아팠다. 게다가 시험기간과 거의 맞물려 있어서 심적 부담도 컸다. 그래도 맡은 바 최종 모니터링 보고서를 인터넷으로 제출하고, ‘위촉장’을 받을 때의 그 느낌은 정말 ‘뿌듯함’ 그 자체다.
본인의 학교에서 이번 봉사과목의 학점인증 봉사시간은 18시간으로 타 학교보다 상당히 적다. 알고 보니 우리학교에서 개설된 봉사과목은 단계별로 되어있는데 그 첫 번째 과목이라 18시간이고, 나머지 그 이후 과목들은 32시간 등 시간이 더 길다. 본인은 첫 번째 과목이라 18시간만 해도 되어, 적당히 봉사를 멈춰도 되었지만, 욕심이 있어서 ‘언론모니터링’에도 봉사를 신청하게 되었다.
‘언론을 통해 본 2009 국정감사’가 주제였다. 언론에서 비춰지는 국정감사를 모니터링해서 자료화 하는 작업이었다. 특히 ‘특정 위원회 (예, 보건복지가족위원회)’를 선정해, 위원회 위원의 발언이 기사화 된 것을 중점적으로 스크랩하는 것이 봉사활동의 내용이었다. 처음에는 본인의 학과 때문에 ‘보건복지가족위원회’를 맡게 되었으나, 장장 20시간 가까이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를 모니터링 하여, 위원회의 위원 성함까지 외울 정도가 되어 위원회를 ‘문방위’로 바꾸어 언론모니터링을 하였다.
절대적으로 방대한 분량이라 작업이 결코 만만하지 않았지만, 그 작업을 끝낸 결과물을 보면 괜스레 흐뭇해진다. 이렇게 나 혼자하면 분량이 적지만, 나 같은 봉사자가 1천명 가까이 되는 이 NGO에서 자료를 수집하여, 정리하고, 언론에 내보냄으로 ‘시민의 국정감사’가 이루어짐을 보며 가슴이 벅차오른다.
이 번 봉사활동은 나에게 새 지평을 열어주었다. 내가 잘 몰랐던 부분에 대해 ‘모니터링’하면서 배울 수 있었고, ‘일반학생’의 신분으로 쉽게 접할 수 없는 경험들을 ‘시민단체NGO’를 통해 경험할 수 있었다. 비교적 짧은 2학기를 정말 알차게 보낼 수 있었고,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준 법률소비자연맹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