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법률소비자연맹이 나를 위해 봉사활동을 했다-서울대 경제 김병규
법률연맹
2011-05-27 00:00:00
986
많은 것을 준 봉사활동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김병규
‘봉사’활동. 분명 나의 재능 중 일부를 누군가를 위해 ‘봉사’하는 것일텐데, 나는 지금까지 그러지 못해왔던 것 같다. 중고등학교 시절,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1년에 일정 시간 이상 채워야 하는 의무사항 정도로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사실 이것은 꼭 나만의 문제가 아니었던 것 같다. 학교 차원에서도 ‘무슨 행사 참여 시 봉사 활동 시간 부여’를 미끼로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했었기 때문이다. 어찌하였든, 대학생이 되어 필수과목이 아닌 사회봉사 수업을 굳이 찾게 된 것은 단조로운 대학 생활에 대한 일탈이었다. 때문에 소위 ‘재미’있어 보이는 봉사활동을 찾았다. 사회봉사 1에서는 언어교육원 한국어 도우미였고 굉장히 재밌었다. 다른 문화권의 학생과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색다른 재미였다. 같은 생각으로 이번 법률소비자연맹의 법원모니터링 봉사활동으로 사회봉사2를 신청했다. 신청한 이유는 당연하게도 재판장의 분위기가 궁금해서였다.
이 생각이 얼마나 부족한 생각이었는지 깨닫는 데에는 크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 기본 오리엔테이션 교육을 받고 시민단체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실 사법부, 특히 법원에서 하는 일은 누군가의 행위에 대해 법의 잣대로 평가하고 처벌하는 것인데 그것을 외부에서 감시할 만한 수단이 많지 않다. 특히나 일반 시민들에게는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불과하다. 이런 의미에서 법률소비자연맹의 활동은 사법부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외부에서 감시하는 중요한 활동인 것이다. 특히 사법부에 치우친 것이 아니고 국정감사, 지방의회 행정감사 등을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이번 학기 내가 하기로 한 봉사활동은 법정 모니터링과 법의식 설문조사, 의정 감사 모니터링이다. 우선 법정 모니터링은 형사재판, 민사재판, 행정재판에 대하여 각각 3개의 법정에 들어가서 모니터링 하는 것이 기본적인 의무사항으로 주어졌다. 매주 금요일 학교 수업이 마치는 대로 교대역에 위치한 법원에 갔다. 처음에는 민사, 형사, 행정재판을 하는 재판장의 위치도 모르고 여러 시설 및 경비원들도 위압감을 주었다. 그렇게 도착한 민사 재판장. 나도 모르게 주눅들어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였다. 조심스럽게, 마치 오지 않아야 했을 장소에 앉아있는 것처럼 구석에서 조용히 앉아 모니터링을 하였다. 시간이 흘러, 세 번째 쯤 법원을 방문하였을 때에는 당당하게 내 권리를 누리듯 법정에서 앉아있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게 모니터링을 하면서 발견한 법정의 모습은 보통의 이미지와는 많이 달랐다. 흔히 생각하기를 법정의 판사는 권위있고 상대방을 위압하는 모습을 할 것이고 변호사나 검사는 증인 및 피고인을 아랫사람 다루듯이 할 것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내가 본 판사와 검사는 그렇지 않았다. 어려운 법률용어를 최대한 쉽게, 그러면서도 그것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에 조심스럽게 설명해주고 형벌을 결정할 때에도 피고의 현재 상황을 고려하여 줄 수 있는 가장 최선의 형벌을 주는 판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마 이것 중 어느정도는 법률소비자연맹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의 결과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럼에도 여전히 법정에 들어서는 일반인, 피고, 증인들은 위압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으며 여전히 법정의 친숙함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음은 법의식 설문조사와 의정 감사 모니터링이다. 법의식 설문조사는 그간 우리가 가지고 있는 법과 재판에 대한 인식을 설문조사한 것인데 아마 법률소비자연맹의 주장에 구체적인 근거로 제시하고자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나는 40장 가량을 맡아서 했다. 의정 감사 모니터링은 충청남도 의회 행정자치위원회를 맡아서 9명의 의원이 충남 소속 여러 단체를 감사하는 것을 모니터링 하는 것이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어떻게 보면 쉬운 봉사활동 중 하나이지만 느낀 점은 법정 모니터링 만큼 많았다. 누군가를 감사하기 위해선 준비를 얼마나 많이 해야하는지, 또 그에 대한 응답을 하려면 거짓말이나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회의록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간혹 다소 거친 표현으로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의원도 있었는데 그것은 앞으로 고쳐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한 학기 동안 40여 시간의 봉사활동을 수행하였는데 나는 그것을 봉사활동을 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어떻게 보면 내 자신을 더 성숙하게 만드는 40시간의 활동이었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법률소비자연맹이 나를 위해 봉사활동을 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김병규
‘봉사’활동. 분명 나의 재능 중 일부를 누군가를 위해 ‘봉사’하는 것일텐데, 나는 지금까지 그러지 못해왔던 것 같다. 중고등학교 시절,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1년에 일정 시간 이상 채워야 하는 의무사항 정도로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사실 이것은 꼭 나만의 문제가 아니었던 것 같다. 학교 차원에서도 ‘무슨 행사 참여 시 봉사 활동 시간 부여’를 미끼로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했었기 때문이다. 어찌하였든, 대학생이 되어 필수과목이 아닌 사회봉사 수업을 굳이 찾게 된 것은 단조로운 대학 생활에 대한 일탈이었다. 때문에 소위 ‘재미’있어 보이는 봉사활동을 찾았다. 사회봉사 1에서는 언어교육원 한국어 도우미였고 굉장히 재밌었다. 다른 문화권의 학생과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색다른 재미였다. 같은 생각으로 이번 법률소비자연맹의 법원모니터링 봉사활동으로 사회봉사2를 신청했다. 신청한 이유는 당연하게도 재판장의 분위기가 궁금해서였다.
이 생각이 얼마나 부족한 생각이었는지 깨닫는 데에는 크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 기본 오리엔테이션 교육을 받고 시민단체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실 사법부, 특히 법원에서 하는 일은 누군가의 행위에 대해 법의 잣대로 평가하고 처벌하는 것인데 그것을 외부에서 감시할 만한 수단이 많지 않다. 특히나 일반 시민들에게는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불과하다. 이런 의미에서 법률소비자연맹의 활동은 사법부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외부에서 감시하는 중요한 활동인 것이다. 특히 사법부에 치우친 것이 아니고 국정감사, 지방의회 행정감사 등을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이번 학기 내가 하기로 한 봉사활동은 법정 모니터링과 법의식 설문조사, 의정 감사 모니터링이다. 우선 법정 모니터링은 형사재판, 민사재판, 행정재판에 대하여 각각 3개의 법정에 들어가서 모니터링 하는 것이 기본적인 의무사항으로 주어졌다. 매주 금요일 학교 수업이 마치는 대로 교대역에 위치한 법원에 갔다. 처음에는 민사, 형사, 행정재판을 하는 재판장의 위치도 모르고 여러 시설 및 경비원들도 위압감을 주었다. 그렇게 도착한 민사 재판장. 나도 모르게 주눅들어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였다. 조심스럽게, 마치 오지 않아야 했을 장소에 앉아있는 것처럼 구석에서 조용히 앉아 모니터링을 하였다. 시간이 흘러, 세 번째 쯤 법원을 방문하였을 때에는 당당하게 내 권리를 누리듯 법정에서 앉아있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게 모니터링을 하면서 발견한 법정의 모습은 보통의 이미지와는 많이 달랐다. 흔히 생각하기를 법정의 판사는 권위있고 상대방을 위압하는 모습을 할 것이고 변호사나 검사는 증인 및 피고인을 아랫사람 다루듯이 할 것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내가 본 판사와 검사는 그렇지 않았다. 어려운 법률용어를 최대한 쉽게, 그러면서도 그것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에 조심스럽게 설명해주고 형벌을 결정할 때에도 피고의 현재 상황을 고려하여 줄 수 있는 가장 최선의 형벌을 주는 판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마 이것 중 어느정도는 법률소비자연맹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의 결과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럼에도 여전히 법정에 들어서는 일반인, 피고, 증인들은 위압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으며 여전히 법정의 친숙함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음은 법의식 설문조사와 의정 감사 모니터링이다. 법의식 설문조사는 그간 우리가 가지고 있는 법과 재판에 대한 인식을 설문조사한 것인데 아마 법률소비자연맹의 주장에 구체적인 근거로 제시하고자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나는 40장 가량을 맡아서 했다. 의정 감사 모니터링은 충청남도 의회 행정자치위원회를 맡아서 9명의 의원이 충남 소속 여러 단체를 감사하는 것을 모니터링 하는 것이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어떻게 보면 쉬운 봉사활동 중 하나이지만 느낀 점은 법정 모니터링 만큼 많았다. 누군가를 감사하기 위해선 준비를 얼마나 많이 해야하는지, 또 그에 대한 응답을 하려면 거짓말이나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회의록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간혹 다소 거친 표현으로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의원도 있었는데 그것은 앞으로 고쳐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한 학기 동안 40여 시간의 봉사활동을 수행하였는데 나는 그것을 봉사활동을 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어떻게 보면 내 자신을 더 성숙하게 만드는 40시간의 활동이었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법률소비자연맹이 나를 위해 봉사활동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