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봉사, 국민의 권리를 알게 해 준 참된 시간-서울대 경영 김동우
법률연맹
2011-12-27 11:24:50
418
<2011 추계 법률소비자연맹 봉사활동 소감문>
봉사, 국민의 권리를 알게 해 준 참된 시간
올해 여름, 9월부터 시작 될 가을학기를 준비하면서 뭔가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일이 있나 찾아보게 되었다. 대학생활 1년만 경험한 후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복학했기 때문에 다른 친구들에 비해 색다른 경험을 많이 못 해봤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찾아보던 중에 이번학기에 복학하는 친구와 뜻이 맞아서 학교에서 학점을 인정해주는 사회봉사1 과목을 수강하게 되었다. 과목 특성 상 자신이 원하는 시민단체나 노인/아동 등을 위한 봉사단체를 선택할 수 있었다. 하필 수많은 단체 중에 법률소비자연맹에서의 봉사활동을 선택한 이유는 지금 당장은 아니겠지만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 내가 원하는 일을 할 때나 그 밖에도 수많은 경영현장에서 경영과 법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동안 살아오면서 법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고 심지어 대한민국 헌법 제 1조 1항이 무엇인지도 긴가민가할 정도였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법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 친숙해지고 또한 봉사활동도 하자는 차원에서 신청을 하게 되었다.
봉사활동을 신청하고 봉사기관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기 위해 법률소비자연맹에 처음 갔던 날이 생각난다. 다른 봉사활동의 오리엔테이션은 간단한 기관설명이나 앞으로 해야 할 일만 설명하는 기본적이고도 형식적인 오리엔테이션 이었던 반면에 법률소비자연맹은 달랐다. 여기서 하는 일 외에도 내가 하는 이 일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고 훗날 나비효과와 같이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파급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지 등 더 넓은 시각으로 내가 하게 될 봉사활동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유익한 이야기를 해 주었다. 이로 인해 내가 어떤 봉사활동을 할 지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봉사활동을 하는 중에도 좋은 참고가 되었다.
법률소비자연맹은 자원 봉사자들이 모여서 법정 모니터링, 언론 모니터링, 의정 모니터링 등의 활동을 통해 입법부와 사법부의 국가 권력 행사를 감시하고 이를 국가의 주인인 국민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특히 가을학기 자원 봉사자들은 매년 9월에서 10월에 열리는 국정감사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특별한 자격을 가지게 되는데 이를 통해 의정 활동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국정감사를 국민의 대표로서 감시할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된다. 본인의 경우 국정감사 모니터링, 법정 모니터링, 법률소비자연맹 행정봉사, 번역봉사를 했는데 각각의 봉사가 모두 제 각각 의미를 지니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한 걸음이 아니었나 싶다.
가장 먼저 시작한 봉사활동은 2011 국정감사 모니터링이었다. 국정감사의 목표는 삼권 분립의 정신에 기초해서 입법부와 행정부, 사법부를 분리하고 특히 행정부의 활동을 입법부가 감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국가의 주인인 국민들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언론을 통해 그 내용을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언론의 규모와 그 영향력이 막강해지면서 점차 언론은 권력과의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권력의 이해관계와 함께 해석되어왔고 따라서 언론의 감시와 견제는 그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들 모두를 감시해야 할 권한을 지닌 주체가 바로 국가의 주인인 국민들이고, 그 국민의 일원으로서 국민을 대표하여 이번 국정감사 현장에 섰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시작하게 되었다. 원래 계획은 한 번은 국회 본청 250호 화상 모니터실에서, 다른 한 번은 현장모니터링을 하려고 신청하였으나 학사 일정과 겹치는 바람에 후자는 하지 못하고 9월 26일에 실시된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감사를 화상 모니터링 하였다. 오후 1시에 도착해서 사전 준비를 한 후 1시 30분부터 재개될 문방위의 오후 국정감사를 모니터링 하였는데 결코 쉽지 않았다. 일단 그동안은 국정감사 시즌이 되면 국정감사를 하는구나 정도로만 생각했고 나랑 관련되거나 혹은 범국민적으로 관심을 끄는 이슈가 아닌 이상은 국정감사에 관심을 가지지 않은 나에게 몇 시간씩 앉아서 국회의원들의 질의와 피감기관의 장들의 답변을 듣고 논점을 이해하면서 발언을 기록하는 일이 여간 힘들지 않았다. 보통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정도까지 국정감사가 진행되었으나 문방위의 경우는 국정감사가 길어지기로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저녁 9시까지 진행되었다. 나를 비롯해서 같이 봉사했던 봉사자들은 쉴 새 없이 국회의원들의 질의응답내용 등을 적어야 했다. 게다가 오전에 진행된 감사 까지 따로 시간을 내서 시청한 후 계속 속기하려니 무척 피곤했지만, 그만큼 감사기관과 피감기관들이 국정감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한 나라의 수준은 그 나라의 국회의원 수준을 보면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국민을 대표해서 국민들에 의해 선출된 국회의원들이 사리사욕이나 향응, 편파적인 감사에 치우치지 않고 철저히 피감기관에 대해 조사하고 피감기관의 잘한 점에 대해서는 칭찬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비판을 통해서 시정을 요구하는 모습은 우리가 TV에서 보고 들은 부정적인 국회의원들의 이미지를 쇄신시켰다고 생각한다. 물론 일부 국회의원들의 피감기관에 대한 막말과 언성, 그리고 과거에 했던 질문을 다시 하는 행태는 실망스러웠고 이는 법률소비자연맹이 주관하는 이러한 국정감사 모니터링과 같은 감시활동으로 앞으로 보다 더 나아지리라고 믿는다.
국정감사가 끝나고서는 법정 모니터링 활동을 시작하였다. 법정 모니터링은 삼권 분립의 주체 중 국정감사에서 언급되지 않았던 나머지 하나인 사법부를 모니터링 하는 활동이다. 우리가 살면서 겪게 되는 수많은 갈등과 이해관계의 조정은 법에 기초해서 그 잘잘못이 가려지지만 이를 판단하는 사법부가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지 감시하는 역할 역시 국민한테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활동이 바로 법률소비자연맹을 비롯한 여러 시민단체에 의해서 이뤄지고 있고 나도 한 일원으로서 참여하게 된다는 사실이 뿌듯하였다. 학교와 집 사이에 교대역이 있어서 서울 고등법원과 서울 중앙지방법원을 오가면서 법정 모니터링을 하게 되었다. 초등학교 때 학교에서 단체로 법원을 견학 갔었던 이후로 법원에 온 적이 없어서 처음에 법원에 들어갔을 때는 엄숙함마저 느껴졌다. 서울 고등법원과 중앙지법에서 민사 재판, 형사 재판, 행정 재판, 가정 재판 모니터링 했는데 TV에서 보았던 법관들의 모습은 논리적이면서도 냉철하고 차가워서 그랬을까 그동안 판사, 검사에 대해 그런 이미지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여러 번 모니터링 해본 결과 내가 생각했던 모습이 실상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판사들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양 측의 의견을 공정하게 수용하면서 재판 전체가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조절하는 중립적인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또한 재판과 재판 사이에 쉬는 시간에 모니터링 하고 있는 나에게 앞선 재판에서 어떠한 상황이 벌어져서 이렇게 조정을 했다고 알려주고 어려운 용어에 대해 질문하면 쉽게 이해되도록 설명해 주기도 했다. 검사 역시 최근에 문제가 되었던 여러 사태 때문인지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으나 피고의 잘잘못에 대해 올바르게 설명하고 피고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반면 변호사들은 조금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재판에 늦게 참석한 변호사도 여럿 보았고 민사사건의 경우 당사자가 출석하지 않고 양 측 변호사들만 출석한 채로 재판이 진행되었는데 재판 시작 전에 오늘은 얼른 끝내고 가자는 식의 말을 주고받기도 하고 재판 과정 전체적으로 열의가 없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재판을 지켜보면서 재판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진지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자신의 주장이 받아들여지기를, 그리고 그들의 억울함이 해소되도록 노력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재판 내용 역시 우리가 살면서 겪지 못할 특별한 일도 아니고 우리 주위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그런 내용들이어서 재판 당사자가 된다는 것이 남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그런지 가끔씩은 나도 재판을 방청하면서 감정에 치우쳐서 판단하곤 했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감정에 의존하지 않고 객관적, 논리적으로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이에 합당한 처사를 내리는 판사의 태도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 밖에도 법정 모니터링을 하면서 동시에 시간을 내서 법률소비자연맹에 직접 찾아가서 행정 업무를 보조해주는 행정 봉사와 미 하원 의회의 역사와 법률에 대한 짤막한 번역봉사도 하게 되었다. 행정 업무는 2011 국정감사 기간 동안 특정 주제에 관련되어 보도된 신문기사들을 스크랩하는 내용이었는데 국정 감사가 끝나고 시간이 조금 흐른 11월에 해서 그런지 국정감사에 대해 다시 상기하게 만들어준 좋은 기회였다. 또한 짧은 시간 이지만 법률소비자연맹에서 일하시는 분들과 함께 일하면서 그들의 고충에 대해서도 조금이나마 알게 된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번역봉사 역시 영어 실력이 조금만 더 좋았더라면 더 많이 할 수 있었겠다는 아쉬움이 남지만 부족한 내 영어실력으로 낑낑대면서 끝내 해냈다는 사실이 뿌듯했다.
처음 국정감사 모니터링 위원 위촉행사 때 법률소비자연맹 김대인 총재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봉사자 한명 한명의 국정감사 모니터링, 법정 모니터링, 언론 모니터링, 의정 모니터링이 우리 사회의 ‘견제 받지 않은 권력’에 대한 감시자 역할을 하게 되고 이러한 운동이 바로 지렛대가 되어 우리 사회를 바꾸어 나간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사회 시간에도 배웠듯이 민주주의의 핵심은 주권재민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논리 하에서 우리가 위임한 권력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리의 권리를 맡기고서 알아서 잘하고 있겠지 라는 정치적 무관심과 방관은 권력의 부패의 시발점이 되고, 권력의 부패가 만연한 사회는 필연적으로 부정적인 최후를 맞게 된다. 이러한 면에서 법률소비자연맹을 위시한 여러 시민단체들이 주창하는 지렛대 시민운동은 바람직한 민주사회를 구현하는 발판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한 운동에 발을 얹었다는 점에서 나 자신에게도 칭찬을 해주고 싶다. 짧지만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하게 해 준 한 학기였고 비록 법조인의 길을 희망하지는 않지만 법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과 우리들의 역할에 대해 일깨워준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봉사, 국민의 권리를 알게 해 준 참된 시간
올해 여름, 9월부터 시작 될 가을학기를 준비하면서 뭔가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일이 있나 찾아보게 되었다. 대학생활 1년만 경험한 후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복학했기 때문에 다른 친구들에 비해 색다른 경험을 많이 못 해봤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찾아보던 중에 이번학기에 복학하는 친구와 뜻이 맞아서 학교에서 학점을 인정해주는 사회봉사1 과목을 수강하게 되었다. 과목 특성 상 자신이 원하는 시민단체나 노인/아동 등을 위한 봉사단체를 선택할 수 있었다. 하필 수많은 단체 중에 법률소비자연맹에서의 봉사활동을 선택한 이유는 지금 당장은 아니겠지만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 내가 원하는 일을 할 때나 그 밖에도 수많은 경영현장에서 경영과 법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동안 살아오면서 법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고 심지어 대한민국 헌법 제 1조 1항이 무엇인지도 긴가민가할 정도였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법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 친숙해지고 또한 봉사활동도 하자는 차원에서 신청을 하게 되었다.
봉사활동을 신청하고 봉사기관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기 위해 법률소비자연맹에 처음 갔던 날이 생각난다. 다른 봉사활동의 오리엔테이션은 간단한 기관설명이나 앞으로 해야 할 일만 설명하는 기본적이고도 형식적인 오리엔테이션 이었던 반면에 법률소비자연맹은 달랐다. 여기서 하는 일 외에도 내가 하는 이 일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고 훗날 나비효과와 같이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파급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지 등 더 넓은 시각으로 내가 하게 될 봉사활동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유익한 이야기를 해 주었다. 이로 인해 내가 어떤 봉사활동을 할 지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봉사활동을 하는 중에도 좋은 참고가 되었다.
법률소비자연맹은 자원 봉사자들이 모여서 법정 모니터링, 언론 모니터링, 의정 모니터링 등의 활동을 통해 입법부와 사법부의 국가 권력 행사를 감시하고 이를 국가의 주인인 국민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특히 가을학기 자원 봉사자들은 매년 9월에서 10월에 열리는 국정감사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특별한 자격을 가지게 되는데 이를 통해 의정 활동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국정감사를 국민의 대표로서 감시할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된다. 본인의 경우 국정감사 모니터링, 법정 모니터링, 법률소비자연맹 행정봉사, 번역봉사를 했는데 각각의 봉사가 모두 제 각각 의미를 지니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한 걸음이 아니었나 싶다.
가장 먼저 시작한 봉사활동은 2011 국정감사 모니터링이었다. 국정감사의 목표는 삼권 분립의 정신에 기초해서 입법부와 행정부, 사법부를 분리하고 특히 행정부의 활동을 입법부가 감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국가의 주인인 국민들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언론을 통해 그 내용을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언론의 규모와 그 영향력이 막강해지면서 점차 언론은 권력과의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권력의 이해관계와 함께 해석되어왔고 따라서 언론의 감시와 견제는 그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들 모두를 감시해야 할 권한을 지닌 주체가 바로 국가의 주인인 국민들이고, 그 국민의 일원으로서 국민을 대표하여 이번 국정감사 현장에 섰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시작하게 되었다. 원래 계획은 한 번은 국회 본청 250호 화상 모니터실에서, 다른 한 번은 현장모니터링을 하려고 신청하였으나 학사 일정과 겹치는 바람에 후자는 하지 못하고 9월 26일에 실시된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감사를 화상 모니터링 하였다. 오후 1시에 도착해서 사전 준비를 한 후 1시 30분부터 재개될 문방위의 오후 국정감사를 모니터링 하였는데 결코 쉽지 않았다. 일단 그동안은 국정감사 시즌이 되면 국정감사를 하는구나 정도로만 생각했고 나랑 관련되거나 혹은 범국민적으로 관심을 끄는 이슈가 아닌 이상은 국정감사에 관심을 가지지 않은 나에게 몇 시간씩 앉아서 국회의원들의 질의와 피감기관의 장들의 답변을 듣고 논점을 이해하면서 발언을 기록하는 일이 여간 힘들지 않았다. 보통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정도까지 국정감사가 진행되었으나 문방위의 경우는 국정감사가 길어지기로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저녁 9시까지 진행되었다. 나를 비롯해서 같이 봉사했던 봉사자들은 쉴 새 없이 국회의원들의 질의응답내용 등을 적어야 했다. 게다가 오전에 진행된 감사 까지 따로 시간을 내서 시청한 후 계속 속기하려니 무척 피곤했지만, 그만큼 감사기관과 피감기관들이 국정감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한 나라의 수준은 그 나라의 국회의원 수준을 보면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국민을 대표해서 국민들에 의해 선출된 국회의원들이 사리사욕이나 향응, 편파적인 감사에 치우치지 않고 철저히 피감기관에 대해 조사하고 피감기관의 잘한 점에 대해서는 칭찬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비판을 통해서 시정을 요구하는 모습은 우리가 TV에서 보고 들은 부정적인 국회의원들의 이미지를 쇄신시켰다고 생각한다. 물론 일부 국회의원들의 피감기관에 대한 막말과 언성, 그리고 과거에 했던 질문을 다시 하는 행태는 실망스러웠고 이는 법률소비자연맹이 주관하는 이러한 국정감사 모니터링과 같은 감시활동으로 앞으로 보다 더 나아지리라고 믿는다.
국정감사가 끝나고서는 법정 모니터링 활동을 시작하였다. 법정 모니터링은 삼권 분립의 주체 중 국정감사에서 언급되지 않았던 나머지 하나인 사법부를 모니터링 하는 활동이다. 우리가 살면서 겪게 되는 수많은 갈등과 이해관계의 조정은 법에 기초해서 그 잘잘못이 가려지지만 이를 판단하는 사법부가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지 감시하는 역할 역시 국민한테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활동이 바로 법률소비자연맹을 비롯한 여러 시민단체에 의해서 이뤄지고 있고 나도 한 일원으로서 참여하게 된다는 사실이 뿌듯하였다. 학교와 집 사이에 교대역이 있어서 서울 고등법원과 서울 중앙지방법원을 오가면서 법정 모니터링을 하게 되었다. 초등학교 때 학교에서 단체로 법원을 견학 갔었던 이후로 법원에 온 적이 없어서 처음에 법원에 들어갔을 때는 엄숙함마저 느껴졌다. 서울 고등법원과 중앙지법에서 민사 재판, 형사 재판, 행정 재판, 가정 재판 모니터링 했는데 TV에서 보았던 법관들의 모습은 논리적이면서도 냉철하고 차가워서 그랬을까 그동안 판사, 검사에 대해 그런 이미지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여러 번 모니터링 해본 결과 내가 생각했던 모습이 실상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판사들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양 측의 의견을 공정하게 수용하면서 재판 전체가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조절하는 중립적인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또한 재판과 재판 사이에 쉬는 시간에 모니터링 하고 있는 나에게 앞선 재판에서 어떠한 상황이 벌어져서 이렇게 조정을 했다고 알려주고 어려운 용어에 대해 질문하면 쉽게 이해되도록 설명해 주기도 했다. 검사 역시 최근에 문제가 되었던 여러 사태 때문인지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으나 피고의 잘잘못에 대해 올바르게 설명하고 피고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반면 변호사들은 조금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재판에 늦게 참석한 변호사도 여럿 보았고 민사사건의 경우 당사자가 출석하지 않고 양 측 변호사들만 출석한 채로 재판이 진행되었는데 재판 시작 전에 오늘은 얼른 끝내고 가자는 식의 말을 주고받기도 하고 재판 과정 전체적으로 열의가 없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재판을 지켜보면서 재판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진지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자신의 주장이 받아들여지기를, 그리고 그들의 억울함이 해소되도록 노력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재판 내용 역시 우리가 살면서 겪지 못할 특별한 일도 아니고 우리 주위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그런 내용들이어서 재판 당사자가 된다는 것이 남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그런지 가끔씩은 나도 재판을 방청하면서 감정에 치우쳐서 판단하곤 했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감정에 의존하지 않고 객관적, 논리적으로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이에 합당한 처사를 내리는 판사의 태도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 밖에도 법정 모니터링을 하면서 동시에 시간을 내서 법률소비자연맹에 직접 찾아가서 행정 업무를 보조해주는 행정 봉사와 미 하원 의회의 역사와 법률에 대한 짤막한 번역봉사도 하게 되었다. 행정 업무는 2011 국정감사 기간 동안 특정 주제에 관련되어 보도된 신문기사들을 스크랩하는 내용이었는데 국정 감사가 끝나고 시간이 조금 흐른 11월에 해서 그런지 국정감사에 대해 다시 상기하게 만들어준 좋은 기회였다. 또한 짧은 시간 이지만 법률소비자연맹에서 일하시는 분들과 함께 일하면서 그들의 고충에 대해서도 조금이나마 알게 된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번역봉사 역시 영어 실력이 조금만 더 좋았더라면 더 많이 할 수 있었겠다는 아쉬움이 남지만 부족한 내 영어실력으로 낑낑대면서 끝내 해냈다는 사실이 뿌듯했다.
처음 국정감사 모니터링 위원 위촉행사 때 법률소비자연맹 김대인 총재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봉사자 한명 한명의 국정감사 모니터링, 법정 모니터링, 언론 모니터링, 의정 모니터링이 우리 사회의 ‘견제 받지 않은 권력’에 대한 감시자 역할을 하게 되고 이러한 운동이 바로 지렛대가 되어 우리 사회를 바꾸어 나간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사회 시간에도 배웠듯이 민주주의의 핵심은 주권재민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논리 하에서 우리가 위임한 권력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리의 권리를 맡기고서 알아서 잘하고 있겠지 라는 정치적 무관심과 방관은 권력의 부패의 시발점이 되고, 권력의 부패가 만연한 사회는 필연적으로 부정적인 최후를 맞게 된다. 이러한 면에서 법률소비자연맹을 위시한 여러 시민단체들이 주창하는 지렛대 시민운동은 바람직한 민주사회를 구현하는 발판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한 운동에 발을 얹었다는 점에서 나 자신에게도 칭찬을 해주고 싶다. 짧지만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하게 해 준 한 학기였고 비록 법조인의 길을 희망하지는 않지만 법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과 우리들의 역할에 대해 일깨워준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