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언론모니터링을 하고.. -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이서연
대부분의 사회봉사자들이 “사회봉사“라는 것을 통해서 생각지 못했던 많은 것을 얻는 것처럼 나 역시 이번 언론모니터링 사회봉사를 하면서 예전의 나에게는 부족했던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고 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물론 처음에 언론모니터링이라는 사회봉사를 하기로 결정했던 것은 현재 나의 학부와 연결되는 내용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경험이 될 것 같아서 신청한 것이었다. 하지만 마치고 나니 언론모니터링이란 것은 비단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학과에만 관련된 딱딱한 것이 아닌, 일반 생활에서 응용될 수 있는 정보습득이었을 뿐만 아니라 권력을 가진 언론기관에 대한 감시 역할에까지도 연결될 수 있는 사회봉사였다는 생각이 든다.

2002학년도 1차 학기, 어떻게 하는 것인지 조차 몰랐던 언론모니터링을 위해서 처음으로 시민단체인 법률소비자연맹을 방문할 기회가 주어졌다. 그때까지만 해도 시민단체에 대해서 ‘비 영리성을 표방하는 영리기관’등의 잘못된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나는 7시간의 사회봉사 오리엔테이션 후, 현재의 정부권력을 옳게 쓰기 위해서는 그것을 견제하는 시민 단체가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오리엔테이션 후 보다 구체적으로 언론모니터링이란 것을 하게 되었는데 가장 먼저 한 것은 일단 주제를 선정하는 것이었다.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것이 영화나 애니메이션, 책 등의 문화 관련 쪽이었지만 법률 소비자 연맹에 도움이 되는 것은 일단 법과 관련된 사안이었기 때문에 중간에 주제를 “5대 종합일간지 사설 비교 분석“으로 바꾸었다. 사실 내가 생각하기에 내가 이렇게 사설을 모으고 자료를 정리하고 하는 일이 법률소비자연맹에 그렇게 지대한 도움을 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분석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능력도 없는 대학생의 글 자체가 도움이 되는 것 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나처럼 시민 단체와 정부 권력에 대해서 인식하지 못하던 대학생들에게 교육적 차원에서의 혜택을 베푸는데 더욱 의미가 있는 듯 하다. 실제로 신문을 그렇게 꼼꼼히 읽지 않고 항상 연예나 섹션신문에서의 흥밋거리만을 찾아보던 내가 그 딱딱하기 그지없는 사설을 1달 분량을, 그것도 5개 신문을 읽는 다는 것은 이런 경험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나의 모니터링이 너무나 초라하고 비교분석 능력은 또 너무나 유치해서 도움이 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나 스스로는 500페이지가 넘는 사설들을 읽고 편집하면서 언론의 권력이 어떤 방법으로 표현되는지를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내가 조사한 사설은 사설의 특성 상 그 신문사의 편집위원들의 시각이 직접적으로 드러날 수 있는 부분이었으므로 더욱 잘 드러났다. 사설을 조사하면서 각 신문사의 입장과 시각의 차이에 따라서 같은 뉴스임에도 불구하고 상반된 의견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일반 정보수용자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시각의 차이를 모두 알고서 비교할 수 있는 조건이 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한 신문사의 시각에 의해 편파적 정보를 수용하기 쉽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편파성은 언론의 의무이기도 한 객관성에 위배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므로 정보전달자의 객관적 보도와 수용자의 비판적 수용이 더욱 요구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언론모니터링 사회봉사는 다른 사회봉사처럼 직접 몸으로 부대끼면서 인간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사회봉사는 아니다. 나의 경우에는 주제선정이나 오리엔테이션 등은 다 같이 하는 것이지만 결국 자료를 조사하고 편집해서 결론까지 내는 과정은 철저히 혼자서 하는 사회봉사였다. 중간 중간에 ‘내가 하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에 대해서 회의를 느끼거나 뭔가 기계화 되어버린 듯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특히 다른 사회봉사가 아닌 언론모니터링을 하는 봉사자라면 단순히 내가 조사한 자료만이 봉사의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런 조사를 통해 한 발 더 성숙되어진 나 자신이 사회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데에도 의미를 부여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언론모니터링이 가지는 매력이고 더 나아가 모든 봉사가 가지는 힘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