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법조인으로서의 첫 걸음을 내딛게 해 준 법률소비자연맹-서울대 경영 김남백

처음 법률소비자 연맹을 접하게 된 것은 같이 공부하던 학우로부터였다. 옆에서 지켜보았을 때 법정모니터링이나 판결문을 정리하는 작업이 굉장히 흥미로워보여서 어떤 단체냐고 물어보며 관심을 가졌던 기억이 난다.

그러던 중 아는 형으로부터 같이 2012학년도 봄학기 법률소비자연맹에서 봉사활동을 함께 해보면 어떠냐는 제안을 받고 법률소비자연맹에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던 나는 흔쾌히 함께 하기로 결정하였다.

봉사활동에 참여하기 전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봉사활동 Orientation을 통해 굉장히 자세하고 체계적으로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해 설명을 받았다는 점이다. 이것이 법률소비자연맹이 다른 단체와 구별되는 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약 3시간의 시간동안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활동을 해나가야 하는지 설명을 듣고 나니 정말 앞으로 공정하고 성실하게 봉사활동을 해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 할 활동들에 대해 많은 기대를 갖게 되었다. 사실 처음에 노래를 다 같이 불렀을 때는 많이 당황하기도 했었는데, 지나고나니 그렇게 당황했던 기억도 좋은 추억으로 남은 것 같다.

가장 의미있고 인상 깊었던 활동은 판결문리서치 활동과 법정모니터링 활동이다. 처음 판례를 찾는 것에서부터 쟁점을 정리하고 기사를 찾는 것까지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었지만 53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를 완성했을 때는 정말 엄청나게 뿌듯함을 느끼기도 하였다. 그리고 판결문리서치를 하면서 어떻게 판사들이 재판당사자들의 이익과 주장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했는지를 느낄 수 있었고, 법률적 해석에 따라 얼마나 큰 이해관계가 달라질 수 있는지를 느끼게 되었을 때 10장 남짓한 판결문은 굉장히 무거운 무게로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아마 더욱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판결문의 쟁점이라든지 정당성에 관해서 나름대로 평가를 내리려고 했던 것 같다. 나한테는 단 하나의 판결문의 의미밖에는 갖지 않지만 사건 당사자들에게는 5년여간의 다툼과 주장과 고난이 녹아있는 열 페이지의 흔적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내가 맡았던 사건의 경우에는 원고가 68인이나 되고, 소송 대리인의 경우도 굉장히 큰 대형로펌이 관여하는 등 사건의 영향이나 중요성의 측면에서 굉장한 사건이었다고 생각한다. 처음에 리서치를 했을 때는 법률용어뿐만 아니라 의학용어까지 파악을 해야해서 굉장히 어렵다고 느꼈는데 다 끝내고 나니 정말 뿌듯해서 몇 번씩이나 다시 보고서를 보고 뿌듯해하던 기억이 난다.

다음으로는 법정모니터링 활동인데, 많은 봉사자분들이 법정모니터링 활동을 가장 인상적인 경험으로 꼽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직접 법정에서의 일을 경험할 기회가 없었는데 직접보게 되니 거기서 느끼는 중압감이라든지 위엄, 엄숙함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법정에서 만난 판사, 검사분들은 생각보다 그렇게 딱딱하다거나 어려우신 분들이 아니었다. 사건 당사자들의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억울한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인간적인 분들이라는 것을 아마 법정 모니터링을 했던 봉사자분들이라면 다들 느낄 것이다. 그리고 민사,형사,행정 각각 3개의 모니터링을 할 것을 법률소비자연맹측에서는 요구하였는데, 각각의 재판의 성격이 다 다르므로 이렇게 3개의 모니터링을 나누어서 하는 것은 정말 의미가 있는 활동이었다고 생각한다.

처음 법률소비자연맹 봉사활동을 신청할 때는 단지 법조인을 만나보고 접촉할 기회를 가져야지 라는 생각으로 신청하였는데, 막상 활동을 다 하고나니 단순히 만나보는 것을 떠나서 그분들의 삶이나 생활, 여러 사건 당사자들의 상황이나 심정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 것 같아서 마음이 한편으로는 무겁기도하고 설레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법률소비자연맹 활동을 법조인이 되는 첫걸음을 내딛게 해준 소중한 기회라고 정의하고 싶다. 앞으로 로스쿨에 진학하여 법조인이 되는 데 있어서 첫걸음을 내딛고 앞으로 어떤 자세로 법조인이 되어야 하는지를 절실하게 느끼게 해준 법률소비자 연맹에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