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법률소비자연맹에서의 사회봉사활동을 마치며...-건국대 법 나상덕


많은 사회봉사활동 관련기관 중에서 법률소비자연맹을 선택한 것은 정말 최고의 선택이였던것 같다. 총 11주라는 길지 않은 기간 이였지만 대학생으로서 지식인으로서 최소한 교양인으로서 나의 본분을 다할 수 있는 시간들이였지 않았나한다. 비교적 편한 봉사활동, 단순사무를 처리하는 봉사활동, 자신이 배운 것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는 봉사활동, 몸이 불편하거나 자기보다 어려운 다른 사람들을 몸으로 부딪히며 도와주는 봉사활동 등 다양한 봉사활동 중에서 내가 이 봉사활동을 선택한 계기는 나의 쓰임에 관해서 확인 받고 싶었다.

대학교 4학년으로서 짧지 않은 시간 대학을 다니면서 느낀 것은 내가 대학에서 보고 배우고 느낀 것을 어디에 써먹을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항상 자문하였다. 주변을 보면 대학에서 배운 지식은 대부분 4학년이 되면 더 이상 쓸모없는 짐처럼 고이접어 버려두고 취업전선에서 하루하루 영어와 씨름하던지 신문과 싸움을 하며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런 대학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어려운 사람을 도우며 자기 정화를 하려고 신청한 사회봉사활동 수업에서 나의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었다.

평소 신문을 즐겨 읽었었다. 사회가 돌아가는 것을 보는 것이 공부하기 싫은 시간을 때우기안성마춤이였다. 전공이 법학이다보니 전공공부를 하는 것 보다 세상사는 이야기를 써놓은 신문이 더 재미있었다. 하지만 신문을 읽다보면 세상은 무언가 답답하고 틀에 박혀서 누군가에게 조정당하고 있는듯한 인상을 자주 받았다. 오랜 고시생활의 폐혜이거니 생각했었다. 고시 생 생활을 오래 하다보면 사회와의 괴리 때문에 내가 사회에 나가면 뭘 할 수 있을까 자책하는 시간들이 많아진다. 그래서 생각을 바꾸려고 몸을 쓰고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는 봉사활동 기관을 선택하려고 하였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봉사활동기관을 검색하던 중 법률소비자연맹이라는 단체에 자꾸 눈이 갔다. 특히 언론모니터링이라는 항목에서 시선이 집중되어, 더 이상 다른 기관에는 시선이 가질 않았다. 졸업학기다 보니 논문도 준비해야하고, 취업준비도 해야 하는 바쁜 와중에도 내가 대학에 와서 4학년에 될 때까지 보고 배운 것에 대한 지식인으로서의 쓰임을 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법률소비자연맹을 처음 방문했을 때 든 생각은 ‘우리나라 시민단체의 환경이 열악하구나’ 라는 실망감이였다. 하지만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보여준 총재님과 기타 다른 분들의 자부심 그리고 열정은 정말로 ‘이 단체에 봉사활동을 신청하기를 잘했다.’라는 확신을 들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내가 이 단체의 봉사활동으로 하게 된 일은 총 4가지로 법정모니터링, 의정모니터링, 4.11총선 유권자 설문조사, 그리고 언론모니터링을 담당하게 되었다.

법정모니터링은 법원에 가서 민사, 형사, 소액심판부 재판을 참관하고 법정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사건의 진행에 관해서 모니터링하는 활동으로 현재 사법부가 역할을 잘하고 있는지 여부를 감시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는 듯하였다. 학과가 법학과라서 종전에 몇 번 참관을 해 보았으나 이처럼 각부를 돌아가면서 참관해보니 그전에 보지 못했던 판사의 성향이나 법정의 전반적인 분위기 또, 각 지방법원마다의 특색 등을 여실히 비교하여 볼 수가 있었다. 우선 형사부는 단독,합의부 할 것 없이 엄중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고 판사, 검사, 변호사가 서로 치열하게 사건에 대해 논의 하는 것이 사법부는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판사의 마이크 소리만 잘 들리고 나머지 사람들의 마이크 소리는 너무 작아서 집중해서 듣지 않으면 사건의 내용을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다는 점과 변론주의가 원칙인 우리나라의 법정에서 아직도 서면을 보고 그대로 읽거나 질문하는 것이 아쉬움을 남게 했다. 민사나 소액의 경우에는 판사의 성향에 따라 근엄한 분위기에서 재판이 엄숙한 분위기로 진행되는 법정이 있는가하면 판사가 일일이 원고와 피고의 주장을 들어주고, 설득시키고, 모르는 법률용어는 설명해 주면서 재판의 진행을 원할히 하려는 노력을 보고 ‘우리나라 사법부가 많이 변화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법정 모니터링 9시간으로 모든 사법부를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만 그래도 이전에 참관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법학도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했다.

의정모니터링과 4.11총선 유권자 설문조사는 선거에 있어서 아직까지 참여도와 관심도가 낮은 우리나라 현실에서 의원들의 공약에 대한 실효성, 현실성 등을 분석해보고, 선거에 대한 대학생들의 의식에 관한 설문조사를 시민단체를 대행하여 행함으로서 소중한 자료수집에 작은 힘을 보탰다는 것에 만족을 하였다. 시민단체에서 발표되는 각종 자료들을 신문이나 언론사에서 접할 때 그 조사 액수를 듣고는 깜짝 깜짝 놀랄 때가 많았는데 봉사활동의 차원으로 고급인력을 활용하여 시간과 오차를 줄이고 고급 정보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 꽤나 획기적이고 이러한 기회를 더욱 많이 생성하여 국민들의 의식을 개혁하는데 고급인력들이 더욱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언론모니터링은 이슈분석에 관한 자원봉사를 선택하였는데 한 개의 이슈에 관하여 언론사를 선정하여 그 언론사의 이슈와 관련된 기사를 수집하고 그 자료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현재의 이슈가 되는 사건에 대해 보수와 진보 양쪽의 의견을 모두 검토해보고 의식의 편향에 따라 어떠한 결론을 내릴 수 있는지 스스로 비교해 보는 재미가 쏠쏠하였다. 사람은 자기합리화를 잘하는 동물이여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맹신하는 경향이 강하다. 나도 그런 부류의 인간 중에 하나였지만 이번 언론모니터링을 통하여 사건에 관하여 중립적으로 바라 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깨달았다. 분명히 같은 현상을 보고도 전달하는 사람의 생각에 따라 전혀 다른 뜻으로 상대에게 전달되고 그것이 메이저 언론사라면 그 파급이 더욱 크다는 것을 알았다. 언론이 중립을 유지해야 하고 언론에 대해서 맹신하지 않고 끊임없이 반문하고 사람들의 의식을 일깨워야 하는 시민단체의 존재이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준 봉사활동 이였던 같다.
생각보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결과 보고서를 써야한다는 압박감에 조급한 감도 없지 않았지만 내가 수집한 자료가 다른 사람들에게 균형 잡힌 시각을 갖게 하는데 사용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고, 내가 쓴 보고서가 내용은 부실 할지 모르지만 시민단체가 내가 분석한 이슈와 관련된 의견을 낼 때 한 줄이라도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고 생각하니 그동안의 고생은 고생이 아니라고 생각 되었다.

몸이 지치면 쉬면된다. 마음이 힘들면 위로받으면 된다. 그러나 지적으로 공허하면 그것만큼 달래는 것이 어려운 일이 없다. 금번 봉사활동을 계기로 여지껏 내가 왜 전공과목을 공부하였고, 사회에 나가서 내가 어찌 대학에서 보고 배웠던 것을 써먹어야 할지 조금은 알아낸 것 같아서 매우 보람되게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한 사실을 알 수 있게 해준 행동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득이 된다고 생각하니 그 뿌듯함은 두 배가 되는 듯하다. 대학생활을 하는 동안 좀 더 일찍 이러한 사회봉사 방법을 알았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나의 11주의 봉사활동을 마치도록 하겠다. 나눔은 무엇을 나누는 것이든 좋은 것 같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다시금 나의 지식을 혹은 시간을 혹은 경험을 나누어 비록 힘은 없지만 가장 아래에서 약자를 보살피는 법률소비자연맹처럼 그렇게 나의 힘을 나누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