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배움의 시간 -숙명여자대학교 법학과 안윤선
< 배움의 시간 >
숙명여자대학교 법학과
안 윤선

법과 정치, 두 가지 모두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가까이 하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런데 고등학생을 상대로 한 법․정치 아카데미가 열린다는 소리에 처음에 나는 놀라움 반 걱정 반의 심정이었다. 한창 대학교 입시에 바쁠 고등학생들이 법이나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공부하기에도 바쁠 시간에 일주일간이나 진행되는 아카데미 활동에 참여할 것도 기대하지 못했다.
그런데 전국각지에서 모여든 학생들을 보고 그 수에 놀라고, 학생들의 열정에 또 한 번 놀랐다. 자발적으로 헌법조문을 읽어본 경험이 있던 학생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법과 정치 중 어느 것에 관심이 있어서 본 아카데미를 신청하게 되었냐는 질문에 담당 학생들은 법에 관심이 있어서 지원했다고 당당하게 대답했고, 학생들의 열의에 찬 그 모습에 멘토 활동에 적극 임하게 되었다.

무더운 날씨와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멘티 학생들은 일정을 묵묵히 소화해 내었다.
휴정기간이라 재판이 열리고 있는 법정이 많지 않았음에도 학생들은 열심히 모니터링 보고서를 작성하며 재판에 귀를 기울였다. 용어가 친숙하지 않아 재판의 흐름을 이해하고 따라가기에 쉽지 않았을 텐데도 학생들은 재판을 주의 깊게 방청했고, 휴정기간임에 아쉬움을 표했다. 로펌탐방을 갔을 때에는 변호사님에게 장래나 변호사 업무, 법조계 전반에 대한 질문 등에 대하여 끊임없이 질문을 했는데, 그런 학생들의 모습에서 법에 대한 열의가 그대로 느껴졌다.
법․정치 아카데미 기간 동안 가장 놀라웠던 일정은 토론이었다.
악법도 지켜야 하냐는 논제에 대하여 각자 찬반의 입장을 정한 학생들은 스스로 논거와 반박증거를 조사해서 훌륭하게 토론에 참여하였고, 그 근거 중 상당 부분은 상대방 논거의 헛점을 날카롭게 지적하는 것이었다. 자신의 발언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주장을 귀담아 듣고, 옳은 부분은 수긍하고 잘못되었다 생각되는 부분은 비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카데미 활동이 끝난 지금 돌이켜보면, 멘토를 지원할 때 고민했던 것이 무색할 정도로 보람되고 알찬 시간이었다. 힘든 상황에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학생들의 성실함과 배움에 대한 열망에 스스로를 다잡을 기회를 가지게 된 동시에, 학생들과 대화하면서 그동안 당연하게 여기고 수용했던 법조계의 현실이나 현실적인 문제점들에 대하여 돌이켜 생각해보게 되었다. 학생들이 이따금씩 던져오는 질문에 답변해주기 위해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고 자료를 조사한 것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바쁜 고등학생들이 시간을 쪼개어가며 5일간의 코스인 법․정치 아카데미를 참여한 것은 법률연맹이 그간 쌓아온 두터운 명성이 기반이 되지 않았나 싶다. 멘티뿐만 아니라 멘토까지도 많은 것을 배워가는 법정치 아카데미, 주변 지인들에게도 참여를 적극 권장하고 싶은 유익한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