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벌써 1년-고려대 경영 최상혁


겨울학기의 봉사를 마무리하고 지난 시간을 되새겨 보니, 법률연맹과 연을 맺은 지 벌써 1년이 다 되어간다.

오리엔테이션날에는 역시나, 정의사회의 구현을 위한 기치 아래 많은 대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4학기째 법률연맹에서 봉사를 하면서 많이 느꼈던 것은, 다름 아닌 내 자신에 대한 민주시민으로서의 책임감이다.


이번 봉사활동이 대학생의 신분으로서는 마지막 학기가 될 것 같아 더욱 감회가 새롭다.

법률연맹은 내게 주어진 권리가 당연한 것이 아님을 알려주는 하나의 학교였다.

권리위에 잠자는 사람은 법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당연한 말이다.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와 민주 정신을 당연히 주어진 것으로 여긴다면, 그 권리를 지키는데 필요한 의식은 점점 약해지기 마련이다.


사회에 나가서 무슨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숙고 끝에, 법조인의 길을 걷고자 마음먹었다.

그래서 법률연맹에서 처음 봉사활동을 수행하면서 판사와 검사, 변호사가 법정에서 어떻게 재판을 진행하는지, 그리고 사람들이 ‘법’이라는 것에 어떤 물리적인 영향을 받는지를 책에서 벗어나 현실에서 알게 되었다.

법이라는 것의 강제력과 악법의 위험성을 더 심각하게 깨닫게 되었기에 법을 공부하고 싶어졌다.

법정모니터링을 지켜보면서, 자유와 민주주의 시민으로서 내가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법의 공정성을 지키는 데 내 노력을 쏟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법률연맹에서 얻은 것들은 이 뿐만이 아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의정모니터링이었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회의록을 꼼꼼히 읽어 보고 정리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의정모니터링 활동은 시민들의 삶에 직결되는 정치가 어떻게 수행되고 있는지를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서울시의회의원들이 행정감사를 펼치는 모습을 보면서, 1년간의 정치가 어떻게 이루어져 왔고, 내게 어떤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실감했다.

그 과정에서 느꼈던 것은 정치를 행하는 사람들의 능력과 됨됨이가 뛰어나고 투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잘못된 정치는 시민들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힌다.

정치를 통해 우리 주변의 삶의 많은 부분들이 좌우된다.

학교부터 시작해서 도서관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아이들 교육부터 시작해서 고3에 이르는 학생들의 입시에 이르기까지, 서울시의회가 잘못된 정치를 베풀면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게 되는 것은 주민들이다.

그리고 그만큼 깨끗하고 모두에게 손해를 주지 않는 제도를 정하면 모두가 불만 없이 삶을 누릴 수 있다.

법률연맹에서 나는 큰 경험을 배워간다.

사회와 정치, 법 아래에서 살아가는 내게, 세상을 보는 거시적인 안목을 길러주었다.

대학생으로 이와 같은 경험은 매우 값지다고 생각한다.

대학생이기에 내 피는 젊다.

사회생활을 직접적으로 하면서 세상에 점점 찌들어가기 전에 이러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아무것도 모른 채 어떤 정치나 법 관련 세력에 편입되었다면, 내가 속한 세력의 관점이 전부라고 여길지도 몰랐을 일이다.

제3자의 입장, 진리의 상아탑에 속한 대학생 신분에서 객관적으로 내가 속한 사회의 법과 정치를 바라볼 수 있었기에 앞으로의 내 관점이 적어도 편협해지진 않을 것 같다.


법률소비자연맹에서의 봉사활동은 내게 부끄러움과 의식을 길러주었다.

여기서 봉사활동을 하기 전, 얼마나 내가 내게 영향을 주는 사회의 정치에 무관심했었는지 생각하면 부끄러울 따름이다.


덕분에 많은 것을 배워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