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귀중한 경험-동덕여대 중어중국 이주영


법률소비자연맹 봉사를 선택할 때의 나는 정말 들떠 있었다.

나는 이전부터 법이 어떤 식으로 적용되는지, 어떤 식으로 이용해야 할지 궁금했었다.

그렇다면 이 봉사활동은 내게 법정이라는 것과 법률에 대해서 새로운 경험을 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이 봉사활동을 선택을 하게 되었다.

봉사활동 OT를 처음 왔을 때에는 많은 사람 수에 놀랐고, 그 앞에서 상을 받는 사람들을 보며 나 자신도 성실히 봉사활동을 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방학 동안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나는 봉사활동을 2월이 되어서야 겨우 시작할 수 있었다.


내가 주로 했던 것은 국제팀의 번역 봉사였다.

이전부터 일본어를 조금 할 줄 알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볼 생각이었다.

내가 받은 파일은 일본의 형법 중 심리수속에 관한 파일이었다.

번역 파일을 받고 처음 글을 보았을 때 나는 조금 놀랐다.

보이는 한자가 그리 낯선 글자는 아니었고, 내용을 타이핑하다 보면 굉장히 익숙한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일본의 법이라고 해도 몇 가지 사소한 점만 제외하면 우리나라의 형법과 크게 차이가 보이지 않았다.

물론 처음 할 때에는 굉장히 골치가 아팠다.

특히나 일본 법률은 특유의 돌려쓰기가 굉장히 심한데, 처음에는 이를 보고 왜 이렇게 돌려쓰는 거지 싶을 정도로 답답했다.

이런 면에서는 은근히 한국 법전과도 비슷한 것 같았다.

그리고 또 몇몇 법률 용어들이 낯설었는데 그 중 가장 난감했던 것은 심판과 결정이라는 말이었다.

나는 이 용어가 따로 법률상 존재한다는 것을 조금 늦게 알았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 두 가지 말을 그대로 번역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 했다.

그런 어려움이 조금은 있었지만 그래도 거의 우리나라의 형법과 크게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나는 형법을 잘 모름에도 불구하고) 결국 번역에는 크게 무리가 없었던 것 같다.


이후 법정모니터링을 위해 나는 처음으로 법정에 들어갔다.

단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법정이라는 곳의 낯선 느낌과 그 특유의 무거운 분위기. 법원공무원으로 보이는 몇 명만이 수군거리고 있는 엄숙하고 조용한 법정 한 가운데에 앉아 있는 나는 잔뜩 긴장한 채로 모니터링을 시작했었다.

심지어 판사가 입장할 때 경위가 ‘모두 일어서십시오.’라고 말을 했음에도 나는 뭐가 뭔지도 모른 채 그냥 앉아 있었던 민망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점점 방문횟수가 잦아지면서, 나는 이 법정의 분위기에 적응함과 동시에 동경하게 되었다.

법을 심판한다고 하는 거창한 말에 비해서는 자료를 수집하고 증거에 대해 서류를 보며 말하는 것이 대부분인 법정이긴 했지만, 그래도 그 안에 있는 분위기를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그런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어느덧 나는 이 장소가 조금은 좋아진 것 같았다.


법정 안에는 상당히 다양한 사유의 사람들이 존재했다.

작게는 돈 문제로, 크게는 상해를 입히거나 성폭행 등을 저질렀다는 사유로 재판정에 서 있는 사람들.

나는 이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조금씩 기록해가며, 그 안에서 주인공인 사람들을 지켜보고 그 행동을 평가하면서, 나는 내가 시민의 자격으로 이들을 바라보고 있으며 법이라는 것은 결국 아는 것이 권력이며 힘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아는 것은 중요하며, 특히나 나는 굉장히 사소한 사건으로도 법에 기소될 수 있으며 법이 생각 외로 우리와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나니 나는 이 법을 최대한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적어도 이 안에서 어떤 내용이 들어 있는지 정도는 막연하게나마 알아 놔야 내게도 도움이 되겠구나 싶었더랬다.

결국 법률소비자연맹에서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는 주권국민이라고 하는 것은 결코 가만히 있어서는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법을 안다는 것은 결국 내 스스로 움직여야 함을 의미한다.

가만히 있는 자에게 법은 절대로 미소지어주지 않았다.

내가 보았던 재판 중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는, 민사재판에 피고가 홀로 나와, 원고 대리인으로 나왔던 변호사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던 점이었다.

물론 그 관련법을 열심히 보고 왔을 것은 분명하지만, 그런 아는 것은 자신을 보호하고 내 주권을 찾는 데에 있어 가장 확실한 방법이자 궁극적인 목표임을 알 수 있었다.


학술세미나 활동으로 지식을 늘리고, 번역 활동 등으로 내 언어실력을 정돈함과 동시에 법정모니터링을 통해 법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늘리고, 그 외에도 여러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봉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연맹에 개인적으로는 감사를 전하고 싶다.

활동은 사실 쉽지 않았지만, 이렇게 고생하며 얻은 경험은 이후 내가 살아가는 데에 있어 귀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는 강한 확신을 갖게 되었다.


다시 한 번 내게 귀중한 경험을 갖게 해준 이 활동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