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국가 권력의 감시는 시민의 책무-한양대 정치외교 오도현
법률연맹
2013-03-11 16: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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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봄 학기에 즈음하여, 우연히 교내 사회봉사 교과목을 통해 법률소비자연맹을 알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활동하고자 노력했지만, 결국 30시간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저의 첫 활동은 아쉬움을 남긴 채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당분간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가는 듯 했습니다.
가을 학기를 마쳤을 때, 저는 법률연맹에서 다시 봉사하고 싶다는 내면의 목소리에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꼭 성공하자고 스스로와 다짐했습니다.
그렇게 하여, 저의 겨울 학기 자원봉사는 시작되었습니다.
12월 22일,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여 법률 노래도 부르고 각오도 새롭게 다지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법률 노래는 쉽게 따라 부를 수 있기 때문에 자칫 그 중요성을 간과하기 쉽지만 중요하고도 핵심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는 유익한 노래입니다.
봉사자로서는 그 노래를 단순히 따라 부른다거나 내용을 익힌다는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앞으로 활동하면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마음 자세를 정립해 나간다고 생각할 때, 보다 유의미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2월 25일, 국제팀 봉사 프로그램를 통해 일본어 번역을 했습니다. 과연 어떤 문서가 나에게 주어질지 매우 궁금해 하면서 메일을 기다렸는데, 다름 아닌 일본의 법률이었습니다.
법률을 번역하면서 우리 나라의 법률과 그 형식적 구조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실감했으며, 일본의 사회 현실과 우리의 그것을 비교해 보는 등 뜻 깊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 나라와 일본은 같은 대륙법계에 속한 이웃 나라이므로, 서로의 장점과 단점을 통해서 많은 교훈을 배울 수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아직 번역되지 아니한 많은 자료들을 우리 말로 번역함으로써 깊게 연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활동인가 하는 깨달음에 접하게 되었습니다.
12월 28일, 행정 봉사를 통해 자원 봉사자들이 수집한 자료들을 정리하고 입력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봉사자들도 그 수고가 결코 적지 않지만, 연맹에서 집중된 자료들을 정리하는 작업 또한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짧은 행정 봉사 경험이었지만, 저는 많은 사람들의 노고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2013년 1월 7일부터 5일 간 진행되었던 전국 고교생 법정치 아카데미는 이번 봉사 기간을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4개의 팀 중에서 정의팀에 속하게 되었고, 동료 멘토들의 배려와 양보로 팀장까지 맡게 되는 기쁨을 맛보았습니다.
고교생 3명을 맡아 멘토 역할을 하면서 제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끊임없이 생각했고, 제가 알고 있던 지식을 되돌아 보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제가 공부하는 계기가 되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법원에서 소장을 작성했던 시간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저는 소장을 작성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밤을 지새면서까지 작성법을 익히고 검토했더랬는데, 다음 날, 실제로 소장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멘티들의 궁금증에 대해 충분한 답변을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책임감과 자신감을 갖게 될 수 있었음은 물론, 총재님으로부터 유익한 말씀을 들을 수 있었던 매우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2월 11일을 전후하여, “박근혜 정부 출범에 즈음한 법의식 조사”를 했는데 행정부의 수반이요, 국가를 대표하는 박근혜 신임 대통령에 국민이 가지고 있는 기대는 매우 크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5년 간의 임기 동안,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여 대통령의 권한을 선용하기를 바라는 마음 절실합니다.
마지막으로는 법률 소비자 연맹의 대표적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법정모니터링 활동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사법부는 국민의 감시가 가장 미치기 어려운 공간의 하나입니다. 특히, 법관은 법정이라는 공간의 폐쇄성과 독립 재판의 한계로 자칫 자의적인 해석에 빠질 우려가 있습니다. 우리 국민에게 보장된 공개재판주의와, 공판중심주의를 우리 스스로 잘 활용할 때만이 사법권에 대한 경종을 울릴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민사재판과 형사재판, 행정재판을 두루 살펴보면서 법원이 Court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매우 외로운 공간이라는 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형사 피고인들은 그 인권 보장의 중요성이 큼에도 불구하고 방청인이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초조한 마음으로 재판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우리 역시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아무래도 개선의 필요성이 있는 현실입니다.
이상과 같은 법률 소비자 연맹에서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저는 장차 학부를 졸업하고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여 법조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겨울 학기는 방학과 맞물려 있으므로 휴식의 유혹이 집요했습니다만, 그것을 극복하고 봉사를 하는 과정에서 참으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법률 소비자 연맹에서의 활동을 통해 주권 시민으로서의 책무를 실천하고 싶습니다.
그럼으로써 국가 권력이 딱 만인에게만 평등하게 미치는 사회가,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선량한 영향력으로서 두루- 공정하게 적용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