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기억에 남을 경험-카이스트 기계공학 최혜선

학과가 기계과인 만큼 법 관련 지식이 거의 없었다. 휴학하는 동안 유익한 경험도 할 겸, 법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하고 각종 법원 게시판에서 법원 모니터링 모집 글을 찾았었다. 하지만 내가 구하려고 했을 때는 언제나 모든 모집 기간이 끝난 상태였다. 그래서 봉사활동 사이트에서 법 관련 활동을 물색하던 중에 법률소비자 연맹 대학생 봉사활동 모집 글을 보게 되었고, 바로 이거다 싶어 신청하였다. ‘법이란 무엇인가‘의 표면적 의미는 인터넷, 책 등을 통해 쉽게 알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법조인은 무슨 일을 하고, 재판장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재판과정은 어떻게 진행 되는지, 판결문은 어떻게 써져 있는지는 본인이 직접 찾아보지 않는 이상 쉽게 알 수 없다. 특히, 나는 법과 관련이 매우 적은 과에서 공부를 하기 때문에 정확히 법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래서 시간이 남는 시기에 법에 대해 직접 느끼면 값진 경험이 될 것이라고 여겨 법률소비자연맹 봉사활동에 신청하게 된 것이다.
나의 봉사활동 신청 동기가 ‘법을 직접 느껴보자‘인 만큼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해보기로 결심하였다. 그래서 법정 모니터링도 중앙지방법원, 북부지방법원, 행정법원 등 다양하게 가보았고, 행정 봉사, 판결문 리서치, 외국 헌법 번역 봉사, 공약이행률 조사 등 할 수 있는 한 다양한 활동을 하였다.
다양한 봉사활동을 한 만큼 얻은 것도 다양했다. 우선 가장 유익했던 경험은 법정 모니터링이다. 법정 모니터링은 직접 재판과정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언제 이런 경험을 해보겠는가. 살아오면서 나는 재판과정을 티비로만 봐왔다. 실제로 본 재판과정은 놀랍고 멋있었다. 판사님은 위엄있으시고 인자하셨으며, 검사님은 날카로우셨고, 변호사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재판결과가 이해가 되기도 하고 이해가 되지 않을 때도 있었다. 내가 겪은 많은 느낀 점을 글로 쓰기는 부족하지만 법정 모니터링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활동이었다. 또한 모니터링을 하면서 법원마다, 또는 법조인 마다 개선할 점들 또한 보였었다. 수많은 봉사활동자들이 써낸 모니터링 보고서에 적힌 대로 하나하나 나아진다면 더 좋은 재판 환경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나머지 활동들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적는다면, 판결문 리서치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어려운 활동이다. 하지만 다양한 법률 용어와 판결문을 꼼꼼히 읽어보는 경험만으로 충분히 값진 경험이었다고 생각된다. 번역 봉사는 봉사활동 중에 가장 쉬운 활동이었다. 행정봉사와 공약 이행률 조사를 통해 대구와 전라북도 도지사의 공약 이행률을 조사하였다. 이 활동을 통해 선거를 통해 뽑힌 각 지역장들이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이전에는 공약이란 뽑히기 위한 것뿐이고 대체로 잘 안 지켜지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전혀 잘못 알고 있던 것이었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유익한 경험도 많이 했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대체로 모든 활동이 정해져 있는 인정시간보다 시간이 더욱 많이 걸렸다. 법정 모니터링의 경우, 모니터링 시간에다가 법정을 헤매는 시간, 특히 모니터링 보고서에 옮기는 시간이 생각 외로 많이 걸려 거의 시간이 배로 걸렸다. 모든 활동들이 인정하는 시간보다 적으면 1시간 많으면 4~5시간은 넘게 걸렸다. 봉사활동에 투자한 시간보다 매우 적은 시간이 인정되면 아쉽고 속상한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게 하기 보다는, 아예 봉사활동을 인정해주는 총시간 기준인 30시간을 더 늘리고, 각 활동마다의 봉사활동 인정시간을 늘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우연적으로 봉사활동 모집 글을 보게 되어 정말 유익하고, 기억에 남을 경험을 한 것 같아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 법률소비자연맹에게 감사하다.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남은 기간 더 많은 봉사활동을 하고 싶었는데, 교환학생으로 인해 더 이상 못하고 봉사활동을 완료하는 것이 아쉽다. 봉사활동을 통해 법에 대해 직접 느끼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로스쿨을 고민하던 나에게 조언을 해주는 역할도 해주었다. 좋은 경험이었고, 이후에도 시간이 된다면 다시 한 번 봉사활동을 해보고 싶다. 만약 봉사활동을 할 시간이 안 되면, 틈틈이 개인적으로 판결문 리서치를 하고 법정 모니터링을 할 생각이다. 다시 한 번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 법률소비자연맹에게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