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매우 값지고 소중한 경험-연세대 경제 원예담
법률연맹
2014-12-11 10: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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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봉사활동을 신청했을 때 어렵지 않은 봉사활동이라 생각했다. 평소 법을 좋아하여 학교 강의나 책, 기타 대외활동 등을 통해서 법을 많이 접해왔기 때문에 내가 배운 것을 활용하면 쉽게 해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오리엔테이션을 들은 날, 나의 안일한 생각을 후회하게 되었다.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한 학생들은 모두 열의에 차 있었고, 설명해주시는 봉사활동 모두가 많은 노력과 성실함을 요하는 활동들이었다. 평소 성실함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몇몇 봉사활동들은 내 능력 밖의 일이라는 생각에 걱정이 되었다. 또한 내가 학기 중에 너무 무리해서 지원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후회가 들었다. 학업과 병행하기에 어렵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봉사활동 초반에는 쉽사리 활동을 시작하지 못했다.
가을학기에는 국정감사가 열려서 국정감사 모니터링이 필수였다. 다른 봉사활동들은 시작하지 못했지만 국정감사는 다시 오지 못할 기회이기에 꼭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국회로 향했다. 이 역시 쉽지 않은 활동이었다. 1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국정감사의 속기를 작성하며 밀려오는 피로를 애써 눌렀다. 그러나 지금 와서 회상하니 힘든 경험이었지만 그만큼 매우 값지고 소중한 경험이었다. 이번 가을학기 봉사활동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국정감사를 꼽을 것이다. 그만큼 나에게는 신선한 경험이고 배움의 기회였다.
국정 감사를 계기로 미뤄두었던 봉사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늦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후회 없이 이번 학기를 마무리하고 싶었다. 학기 중이라 바쁜 시간을 쪼개 재택 봉사활동을 통해 차근차근 봉사활동을 이어갔다. 내가 했던 봉사활동은 판결문 리서치와 번역 봉사활동이었다. 먼저 판결문 리서치를 선택한 것은 평소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재판을 보면서 판례는 흥미로운 이야기 같지 않을까하는 기대에서였다. 하지만 내가 판결문 리서치를 신청하고 보고서를 작성하기까지 예상외의 어려움이 있었다. 판결문이 제공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제공을 신청해야 했고 판결문은 제공받아 판례를 읽을 때에도 생각과는 조금 달랐다. 어려운 법률 용어들과 당사자들 간에 얽힌 사실관계는 읽는 동안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판결문을 읽고 분석해가는 과정이 법조인으로서의 소양을 쌓는 값진 경험이라고 느껴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임할 수 있었다. 첫 번째 판결문 리서치를 마치니 두 번째 판결문 리서치는 조금 더 수월했다. 판결문을 읽으면 읽을수록 어렵게 느껴졌던 판례들이 결국은 사람 사는 이야기로 느껴졌다. 그들의 갈등은 안타까웠지만 똑같은 사건임에도 1심, 2심, 3심의 판결이 계속 바뀌는 상황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상급 법원으로 갈수록 새롭게 드러나는 사실도 하나의 드라마를 보는 듯 했다. 이렇듯 판결문 리서치는 법의 매력을 가장 많이 느낄 수 있었던 봉사활동이었다.
두 번째로 했던 봉사활동은 헌법 번역 봉사활동이다. 헌법에 쓰이는 영어는 내가 생각했던 영어와는 달랐고, 쉬운 영어단어라도 법률에서 쓰이는 의미는 달랐기에 하나하나 사전을 찾아보며 해석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도 해석을 끝내고 난 후 내가 직접 쓴 헌법 번역본을 보니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특히 ‘이라크 헌법’을 해석하면서 무섭게 느껴졌던 나라에도 국민의 인권과 행복을 위한 법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법은 어디라도 인간에 의해,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그래야만 한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무엇보다 법정 모니터링과 같은 외부 봉사활동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방학이나 다음 학기에 다시 봉사활동을 신청해서 이번에 하지 못한 봉사활동들을 많이 도전해보고 싶다. 이번 학기에 한 국정감사와 판결문 리서치, 번역 봉사활동 모두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었던 활동들이었다. 힘든 순간이 많았지만 시간이 아깝다고 느껴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만큼 모든 것이 나에게는 새롭고, 값진 경험들이다. 많은 봉사활동 참가자들이 그렇듯이 나또한 법조인의 꿈을 갖고 있기에 봉사활동의 모든 순간이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한 준비 단계라고 느껴져서 즐겁게 활동할 수 있었다. 지난 나의 선택을 후회했던 순간을 반성하고 이 봉사활동을 하게 되어 매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욱이 뜻깊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법률 소비자 연맹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