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정치와 법을 현실에서 가까이 느낄 수 있었다-서울대 자유전공 정진욱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앞으로 계속 정치학 공부를 할 생각이 있는 나는 한국 현실 정치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내가 정치에 참여하는 방식이라고는 투표에 참여하는 것, 신문과 여러 매체의 정치 관련 내용을 열심히 읽는 것 정도가 전부였다. 이런 나에게 법률소비자연맹은 정치에 직접 참여해볼 수 있는 여러 경험의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졸업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학기였지만 교과서에서만 배웠던 실제 정치와 법을 눈앞에서 현실로 보고 배울 수 있었다는 것에 기뻤다.
봉사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바로 국정감사 모니터링 활동이다. 국정감사는 헌법이 보장하는 입법부 고유의 권한 중 하나이다. 지난 1년간 행정부의 여러 정책의 시행 및 운영 등을 전반적으로 살펴보는 국정감사를 모니터링할 수 있었던 것은 법률소비자연맹 봉사활동이 아니었다면 하지 못했을 소중한 경험이었다. 권력 기관 간 상호 견제와 권력의 균형이라는, 정치학 교과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중요한 개념이 실제 정치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직접 볼 수 있었던 것이다. 평소 관심 있었던 방송 관련 기관들이 피감기관으로 참석한 국정감사를 보게 되어 더욱 흥미로웠다.
또한, 기획기사를 직접 작성해 본 것도 기억에 남는다. 서울대학교 학보사 대학신문 기자 활동을 한 경험이 있지만, 학보사가 주로 다루는 내용은 주로 학내 사안이었다. 학교라는 좁은 공동체를 벗어나, 이번 기획기사 작성 활동을 통해서는 사회 여러 현안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이를 기사화해보는 경험을 해볼 수 있었다. 기사가 될 만한 사회 현안을 찾는 방법과 기사 쓰는 법을 배운 것도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좋은 공부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법률소비자연맹이 제시한 기사 주제 중에 문화재 관리에 대한 기사를 쓴 적이 있다. 여러 의원실에서 나오는 보도자료를 짜깁기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취재한 결과 현행 문화재 관리 체계가 현장 관리 중심이 아닌 행정업무 처리 중심이라는 것을 기사에서 밝혀낸 것이 개인적으로 뿌듯하다.
세미나 모니터링 활동을 하기도 했다. 모니터링 대상으로 삼았던 세미나는 서울대 행정대학원의 한국정책지식센터가 주관하는 ‘정책&지식 포럼’으로, 주제는 ‘국민안전, 국민안전처인가? 협력적 안전거버넌스인가?’였다. 최근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세월호 사건으로 안전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정부는 국민안전처 신설로 대표되는 정부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사회적으로 중요하게 다루어졌던 문제를 논의하는 포럼에 직접 참여해 전문가들의 주장을 듣는 것은 개인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일이었다. 특히, 정부조직과 행정조직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국민안전처라는 거대한 기관이 국민 안전의 관점에서 어떻게 운영되어야 할지에 대한 실질적인 고민이 많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법률소비자연맹 행정봉사에서는 얼마 전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이 피감기관에 제기했던 문제들과 시정을 촉구했던 사안들을 정리하는 일을 했다. 이 외에도, 유엔 세계인권선언일을 맞이해 법률소비자연맹이 진행한 법의식 설문조사 설문지를 수집하기도 했다. 이처럼 법률소비자연맹이 제공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정치에 참여할 수 있었고, 정치권력을 감시할 수 있었고,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향유할 수 있었다. 이는 곧 민주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시민의 역할과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법률소비자연맹의 봉사활동을 통해 정치학도로서, 이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치와 법을 현실에서 가까이 느낄 수 있었다. 민주시민으로서의 기본 자질과 소양을 함양하는 것이 우리나라 교육의 목표 중 하나임을 상기해보았을 때, 법률소비자연맹은 대한민국 정치 및 법 교육의 산실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법률소비자연맹에서의 봉사활동은 대학에서의 추억으로 잊지 못할 것이다. 또한, 법률소비자연맹에서의 경험은 앞으로 살아가는 데 중요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