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대학생활의 중심은 오로지 ‘나’라는 좁은 범위에 한정되어 ..-고려대 경영 신강희
대학생활의 중심은 오로지 ‘나’라는 좁은 범위에 한정되어 있었다. 나의 지식을 위해 전공공부를 열심히 했고, 나의 미래를 위해 좋은 학점을 받으려고 했고, 나의 생활을 위해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했다. 시간이 갈수록 나의 작은 목표들은 달성되어 갔지만 어째서인지 풍요는 아직 나와 멀리 떨어져있는 것만 같았다. 무엇이 문제일까 고민해본 결과 너무 자기중심적으로 살아온 것이 그 이유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이타적으로 살기위해 지난 학기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 운영하는 농장에 가서 포도를 따기도 하고 정신적으로 일반인과 다른 아이들을 돌보아주기도 했다. 여러 봉사활동을 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아픔을 느끼기도 했고, 평범한 일상을 보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리고 누군가를 도와준다는 것에서 이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정신적 풍요로움이 조금씩 나와 가까워지는 듯했다.
이번 학기에도 역시 계속해서 봉사활동을 할 계획이었다. 그러던 중 후배에게 법률소비자연맹에 대해 우연히 듣게 되었다. 법률소비자연맹을 통해서 법정모니터링, 외국 법 번역, 언론 모니터링 등의 다양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처음 들었을 때부터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계속 해오고 있는 봉사활동은 주로 육체적인 봉사활동이었고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도움을 줄 수 있었는데 법률소비자연맹에서는 정신적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고 간접적이기는 하지만 더 다수의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게다가 4학년이 되었는데도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한 상태였기에 법 관련 활동을 한다는 것은 법조계의 길도 고려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법률소비자연맹에서 내가 한 활동은 총 다섯 가지다. 첫 번째는 법정모니터링이었다. 태어나서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법원에 직접 가서 재판을 방청할 수 있었다. 법정은 생각대로 굉장히 엄숙한 분위기였다. 그렇지만 재판장의 태도에 따라 그 엄숙함의 정도가 굉장히 달랐다. 재판장이 고압적일수록 사건당사자들은 제대로 된 진술을 할 수 없었고 소송대리인조차도 제대로 된 변론을 하기 힘들어 했다. 이 부분에서 재판장의 역량과 인성 모두가 재판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는 의원공약이행률 조사였다. 평소에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국회의원의 의원공약이행률이 궁금하여 조사해보았는데, 선거공보나 5대 공약에 적혀있던 대부분의 것들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해당 국회의원은 주로 국회에서의 의정활동만 활발했었다. 해당 지역의 주민들은 물론 국회에서의 의정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것도 선호했을 수 있지만 본인이 공식적으로 내세운 공약이 있었다면 그것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국회의원 선거를 할 때 이전 임기의 선거공약과 공약이행률에 대해 정보공개가 된다면 유권자들이 보다 합리적인 투표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세 번째는 판결문리서치였다. 예전에 재판 결과에 대한 기사만으로 해당 판결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해서 친구들과 논한 적이 있었는데 판결문리서치를 하면서 이때가 생각나 굉장히 부끄러웠다. 판결요지나 판결 근거 등을 보면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판결은 허술하지 않았고 법의 해석이 굉장히 체계적이고 일관된 모습을 보였던 것 같다. 일부 전문적인 사항에 대해서 잘못 판결하여 대법원에서 원심판결 파기환송을 한 것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구체적인 법조항을 근거로 논리적으로 판결이 내려졌다.
네 번째는 설문지 조사였다. 법의 날을 맞이하여 대학생들의 법에 관한 인식에 대해 물어보는 설문지였는데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상고법원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친구들의 법관련 인식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다섯 번째는 행정봉사로 법률소비자연맹에서 반나절 정도 직접 근무했었다. 오랜 시간 근무한 것이 아니라 자세히는 알 수 없었지만 법률소비자연맹에서 참 다양한 사안에 대해 조사하고 여러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시민단체에서 내가 활동하고 있다는 것에서 참 보람이 느껴졌고 앞으로도 가능하다면 계속해서 봉사해야겠다는 다짐을 할 수 있었다.
이렇게 다섯 가지 활동을 하면서 나의 진로에 대해 계속해서 고민해보았다. 내가 법에 흥미가 있는지, 적성이 있는지, 능력이 있는지... 아직까지도 고민 중이지만 확실한 것 하나는 법에 대한 흥미는 확실히 있다는 것이었다. 법정 모니터링을 할 때는 마치 재판당사자나 소송대리인이 된 것처럼 재판진행과정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했고 머릿속으로는 나만의 변론을 써나갔다. 또한 판결문 리서치를 할 때는 판결문을 여러 번 읽어가면서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없도록 했고 판결문에 언급된 판례가 있으면 그것을 자발적으로 찾아보았다. 적성과 능력에 대한 확신은 없지만 이러한 흥미는 내 진로의 중심에 법이라는 글자를 적어놓기에 충분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봉사활동 영역이 있었는데 이번 학기에는 다섯 가지 활동밖에 해보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다가오는 여름에도 법률소비자연맹에서 다양한 봉사를 하면서 나만 사는 사회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사는 사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