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2학기 봉사활동 후기-이화여대 정치외교 박혜준
저는 2015년 봄 학기에 법률연맹에서 봉사활동을 하였습니다. 작년 봄 학기에도 법률연맹 자원봉사자로 활동하였기 때문에, 다시 봉사활동에 도전하는 마음가짐도 남달랐고, 이번에는 작년과는 다른 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3월에 진행된 법률연맹 OT 때는 여느 때와 같이 수많은 대학생들로 북적였고, 이제는 좀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총재님의 말씀은 여전히 시민운동에 대해 올곧은 신념을 담고 있었습니다. 기존에 활동했던 봉사자들은 법정모니터링 봉사가 필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작년에 법원을 많이 갔으므로 이번에는 서울동부지방법원에 형사법정을 한 번만 방문했습니다. 법원의 지리나 행정체계도 꽤 익숙해졌고, 법정에 들어가서 방청을 했을 때 가끔씩 의아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도 괜찮았습니다. 법정에서 열리는 열정적인 재판에 대한 기대가 컸던 지난날과는 달리 좀 더 냉철하게 방청을 하고, 재판의 진행 상황을 지켜볼 수 있었는데, 제가 갔던 법정의 검사는 소송 사건이 너무 많아서 사건 때마다 소송 서류를 찾아보느라 바빠 보였습니다. 검사가 꿈이었던 저에게는 어쩐지 실망스러우면서도 업무의 강도가 얼마나 강하면 저런 모습을 보일까 싶어서 복잡한 심경이 들었습니다. 사실 올해 로스쿨에 지원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법정에 들어서는 순간 정말 열심히 해서 꼭 이 곳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지를 다지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특히 법률연맹이 시민단체이기 때문에, 직접 기관 사무실에 앉아서 업무를 도와드리고,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현장을 경험해보는 행정봉사를 좋아합니다. 이번에도 행정봉사를 두 번 갔는데,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열정적이고, 한결같이 일하시는 분들을 보며, 그 열정을 저도 배우고 싶었습니다. 이번 행정봉사는 국회의원들의 공약이행과정의 충실도를 조사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조사했던 의원은 두 명 모두 인지도가 높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흥미롭게도 두 명이 각각 새정치민주연합과 새누리당에 속해서 두 당의 차이를 공약으로도 볼 수 있었고, 각각 구리와 서울 강남의 의원이었기 때문에, 지역적 공약도 상당히 큰 내용적 차이가 있었습니다. 이미 18대 의원들은 2012년에 선거로 뽑혀서, 임기를 수행한지 꽤 많은 시간이 지나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블로그나 홈페이지에는 임기 초반에 대한 자체 평가서만 나와 있는 등 공약의 전반적인 진행 상황을 평가할 만한 자료를 찾기가 애매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특히, 후보자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이루기 어려운 전국가적인 규모의 사업에 대한 확언을 담고 있는 공약 등은 평가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또한, 의원이 공약으로 내세운 부분이 달성되거나 사업이 실시되는 등 성취가 되기는 하였으나, 오히려 의원은 그에 대한 별다른 활약상을 찾아 볼 수 없는 부분 등은 공약 남발에 대한 현실을 느낄 수 있어서 씁쓸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 전공이 정치외교학이기 때문에, 국회의원의 공약 이행 정도를 조사하는 활동이 더 흥미로웠으나, 책에서 배운 내용과 실제 사이에는 많은 괴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기분이어서 더욱 안타까웠습니다.
또한, 이번에는 번역 봉사에 도전해보았습니다. 나름대로 영어를 좋아하고, 작년에 영국으로 교환학생을 갔다 왔기 때문에 내가 가진 작은 재능으로 무언가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하고 싶었는데, 번역 봉사가 그런 종류의 활동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도전했습니다. 예전에 미국 법무부와 관련된 문서 번역을 해 보았을 때도 느꼈지만, 법률을 번역하는 것은 더욱 어려웠는데, 무슨 뜻인지 알고, 한국어로 서술할 수도 있는데, 그것을 법률용어에 알맞게 변환해야 한다는 점이 까다로웠습니다. 그냥 평소에는 평상적인 단어로 쓰이는 말도, 법 조문에서 쓰이면 또 고유의 단어 뜻을 가지기 때문에, 어떻게 바꿔서 쓰는 것이 가장 적당할지를 고민하느라고 한 장 당 배당된 시간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만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번역 봉사를 하면서 내가 조금이라도 잘하는 것을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학교 다니면서 공부와 봉사활동을 모두 병행하자니 정말 바쁜 한 학기였지만 봉사활동 덕분에 좀 더 보람찬 한 학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