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사회봉사를 마치고 - 숙명여대 경제학부 박혜정
6월 23, 24일 이틀에 걸친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하는 것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하였다. 처음 오티에 대해 연락을 받았을 때는 단지 봉사활동에 관한 내용이나 참고할 사항들을 알려주려는 것으로 알고 이틀이나 오티를 실시한다는 것에 대해 의아해 했다. 하지만 당일 생각보다 큰 규모의 행사가 진행되는 것을 보고는 가볍게 마음먹고 왔던 것을 이내 고쳐먹고 진지하게 참여하게 되었다. “법과 사법을 바로 알아야 나와 사회를 지킬 수 있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총재님의 장시간에 걸친 강연은 법, 사회, 정치 등에 대해 무관심 해왔던 나에게는 교육의 장이었으며 자성의 시간을 갖게 하였다. 신문이나 뉴스 속의 법, 사회, 정치는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게 습관적인 외면의 대상이 되어왔다. 그러기에 그에 관해서는 잘 알지도 못할뿐더러 그 어떤 기대도 갖고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 무지함 속에 살아가고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우리 사회의 아웃사이더로 살아갔을 나에게 이번 기회는 우연한 행운이 아닐 수가 없다. 법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존재하며 우리모두가 법, 사회, 정치의 주체이며 일원인 동시에 감시자라는 것을 자각해야할 필요성을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가 있었다. 봉사를 하겠다고 와 앉아있던 나에게 오히려 법률소비자연맹 관계자 분들이 봉사해 주신 것만 같았다.
봉사활동으로서 세미나 참석은 정말 새롭고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이었다. 장소가 적힌 쪽지하나 들고 낯선 곳에 찾아가 어떤 사회 문제에 대해 낯선 이들과 동참하여 함께 그 문제를 생각해보고 견해를 들으며 나름대로 판단하고 평가해보면서 의식의 확장을 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던거 같다. 우리가 일상생활에 묻혀 살아가고 있는 이 순간에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를 걱정하고 올바른 길을 위한 그들만의 방향을 제시하며 그 영향력이 크건 안크건 간에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려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자료를 얻기위해 “법률소비자연맹에서 나왔는데요..”라며 소속을 밝혔을 때 그 순간 얼마나 뿌듯하고 당당할 수 있었는지 아마 해본 사람은 다 알 것이다.
법정 모니터 또한 쉽게 접할 수 없는 기회인데 부끄러운 얘기지만 나는 여태껏 재판과 관련이 없는 사람은 들어가지도 못하는 줄 알았다. 처음 법정 모니터를 가려했을 때 영화에서 흔히 보는 법정 분위기를 떠올리며 기대를 하고 갔다가 그만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아담한 규모의 법정에 별로 특별해 보이지 않는 아줌마 아저씨들이 재판의 대상자이며 동시에 방청객이었고 내 앞, 뒤, 옆에 앉아있던 그냥 평범한 사람들이 앞에 나가는 순간 원고, 피고인이 되고 유죄, 무죄가 결정되는 것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 무슨 일로 저들과 같이 저자리에 서야할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묘했다. 법이라는 것이 악인과 선인을 가려내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제적 규칙이라는 당연한 말을 절실하게 체험 할 수 있었다.
32시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23년 지나온 시간동안 결코 해보지 않았던 경험들을 하게 되었던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던 것 같다. 봉사를 하러 온 것인 지 배우러 온 것인 지 헷갈릴 정도였다. 벌률소비자연맹은 많은 사회봉사자들이 활동하고 함께 꾸려나가며 우리들에게 다양한 참여의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학교에서 정해진 봉사시간을 채우기 위해 계절학기 수강을 병행해가면서 빠듯하게 해온 것이 사실이지만 결코 이 선택에 대해 후회하지 않으며 남은 방학동안 계속 참여하고 배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