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뜻깊었던 가을학기 봉사활동을 마치며-이화여자대학교 경제학과 오세희




드디어 2017년 가을학기의 봉사활동이 끝났다. ‘봉사’라는 것은 나의 것을 남이나 사회에 아무 대가 없이 나누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법률소비자연맹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는 오히려 내가 얻은 것이 더 많았다.
내가 이번 학기에 한 봉사활동은 국정감사 모니터링, 언론 모니터링, 의정 모니터링이다. 오리엔테이션 때 국정감사 모니터링은 가을 학기에 봉사하는 학생들만 누릴 수 있는 특권 같은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씀처럼 국정감사 모니터링을 하면서 가장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우선 국회에 방문한다는 점 자체가 신기했다. 사실 국회의원은 내가 내 손으로 뽑은 국민의 대표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멀게만 느껴졌었는데, 직접 국회에 방문하여 국정감사 진행을 지켜보니 국회와의 거리가 조금 좁혀진 것 같았다. 나의 경우에는 산자중기위와 행안위의 모니터링을 했다. 사실 모니터링을 시작하면서 두 상임위원회와 피감기관들에 대하여 배경지식이 없어서 어렵기도 했고, 우리 시민들에게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국가 행정에 너무 무관심했던 것이 아닌가, 반성하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모니터링을 하면서 한미 FTA와 같이 중요한 사회 현안에 대해서 저절로 많은 지식이 쌓였고, 여·야당의 국회의원들과 피감기관 장들의 질문답변을 들으면서 그 현안들에 대한 내 관점을 개발시킬 수 있었다. 평소 정치사회에 대해 신뢰가 별로 없어서 ‘에이, 다들 형식적으로 주고받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갔었는데, 국회의원들이 문제점에 대해서 조사도 많이 하고 그 문제점의 해결책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을 한 것처럼 느껴졌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여성을 증인으로 신청해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려운 우리나라 여성 노동자들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밝히며 개선을 요구한 것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학교 수업 때문에 직접 감사장에 들어가 보지 못하고 화상 모니터링만 한 점은 아쉽게 느껴진다. 다음에도 법률소비자연맹을 통해 국정감사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직접 현장에 들어가 생생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
다음으로, 경제 신문사의 사설을 분석하는 언론 모니터링도 해보았다. 사실 그동안 시험이니, 학회니 해서 신문을 정독할 시간이 얼마 없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각 신문사들의 주요 사설들을 많이 읽을 수 있었고 내 나름대로 기준을 세워 분석도 해볼 수 있었다. 언론 모니터링을 통해서 국내외 이슈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 수 있었고, 같은 사회 현상이라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음을 다시금 실감했다. 그리고 분석을 하면서 언론마다 가지고 있는 그 ‘프레임’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수용할 것은 수용하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며 읽는 것이 중요함을 배울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의 공약이행 여부를 조사하고 평가하는 의정 모니터링에도 도전해보았다. 그동안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의 공약에 대해서는 언론에서 많이 접해서 익숙했지만, 정작 지역주민으로서 나의 이해(利害)와 더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지방자치단체나 지방의회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신청하게 되었다. 새로운 공약뿐만 아니라 과거에 공약을 어떻게 이행했나를 보는 것도 합리적 유권자의 자세 중 하나임을 알게 되었다.
이번 봉사활동에서 얻은 가장 중요한 가치는 ‘시민으로서의 책임감’이다. 정치사회, 언론 등을 모니터링 하는 것은 시민으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이번 봉사를 계기로, 앞으로도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사회의 다양한 문제에 더 많은 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사회의 부조리를 감시해야겠다고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