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건전한 사회를 만드는 시민의 힘-아주대학교 행정학과 전찬영
법률연맹
2018-03-23 09:4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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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가을학기에도 당연한 듯 법률소비자연맹(이하 법률연맹) 봉사활동을 신청했다. 지난 해 국정감사 모니터단 활동에 참여하며 법률연맹의 사회활동에 매력을 느낀 후부터는 올해 여름학기를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대학생봉사단을 신청하여 활동하고 있다. 특히 가을학기는 시민감시활동의 ‘백미(白眉)’라고 불리는 국정감사 모니터단 활동이 있기에 더더욱 중요하다.
국정감사 모니터링
앞에서 언급했듯이 가을학기 법률연맹 봉사활동의 백미는 국정감사 모니터링 활동이다. 올해로 2년째 법률연맹에서 주관하는 국정감사 모니터단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국정감사는 매년 9월~10월 중 약 2~3주의 기간을 정하여 대한민국 국회가 행정부에 대해 한 해 동안 운영해온 국정 전반을 대대적으로 조사하는 제도이다. 이 제도는 대한민국에만 존재하는 입법부의 가장 강력한 대행정부 권력 견제 시스템으로, 이런 중요한 자리에 모니터 요원으로 참석할 수 있다는 것은 크나큰 행운이자 시민으로서 행할 수 있는 당연한 권리, 의무이기도 하다. 행정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으로서는 정부 및 국가 권력기관들과 3권 분립의 작동 모습 일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실제로 겪어본 국정감사 현장은 내겐 완전히 새롭고 의미 있는 경험을 선사해준 동시에 여러 가지 아쉬움과 실망감 또한 갖게 하는 그런 곳이었다. 피감기관으로 출석한 행정부 고위 공무원들에게 꽂히는 국회의원들의 질의 하나하나에는 스스로가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직접 선출된 국민의 대표라는 권위 그리고 엄숙함이 실려 있었다. 각 상임위에 속한 의원들이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부처별 국정 현황을 분석하여 비효율적인 예산 낭비와 조직 운영에서 비롯되는 각종 문제점, 정책의 모순과 허점들을 조목조목 짚어내는 모습은 그들이 가진 책임의 무게와 권력의 당위성을 보여주는 듯 했다. 피감기관의 실수와 내부 비리,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들에 대해 날선 질타를 가하는 국회의원들의 훌륭한 모습에서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고마움과 통쾌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실망스러운 장면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자유한국당은 작년부터 올해에도 마찬가지로 2년째 행정부를 견제할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고 국정감사 보이콧을 감행했다. 올해는 방통위의 KBS, 방문진 이사 선임을 문제 삼았다. 순전히 언론의 조명을 받는 게 목적인 듯 감사 업무와는 일절 관련이 없는 정치적 발언만 일삼으며 여ㆍ야간 싸움을 부추기는 국회의원도 있었고, 자연스럽게 동료 의원 사이에 막말과 고성이 오가는 난장판이 수도 없이 연출되었다. 그 와중에 도랑 치고 가재 잡아 가장 신난 건 운 좋게 그 모습을 가까이에서 카메라에 담아 내보낸 언론들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도 역시나...’하고 한숨 쉬며 TV 속의 그들을 바라보았을 국민들은 고래싸움에 등터진 새우 신세다.
2년째 모니터링 활동을 하다 보니 국정감사 제도의 비효율적인 측면도 조금씩 눈에 띄었다. 질의 답변을 위하여 피감기관 측에서 수십 명의 참고인들이 배석하는 행태, 짧은 기간 안에 감사 일정을 마무리하기 위해 여러 기관들을 하루에 몰아서 한꺼번에 감사를 진행하는 관행 등 국정감사 진행과정의 질을 제고하기 어려운 모습들이 계속 반복되고 있었다. 당신들을 바라보고 있을 대한민국 국민들의 시선을 더욱 의식하여 부디 국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국정감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개개 국회의원들이 더욱 노력해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건전한 사회를 만드는 시민의 힘
법률소비자연맹의 봉사활동은 봉사에 참여하는 청년들에게 스스로가 주권시민으로서 가지는 권리와 의무를 깨우쳐준다. 또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함양하고 내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을 더 자세히 관찰하는 것이 건전한 사회를 만드는 방법임을 제시해주었다. 행정, 사법, 입법을 감시하고 인권과 사회정의를 구현하는 것은 결국 시민의 몫이다. 법률소비자연맹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의 사회활동이 더욱 많은 관심을 받기 바라며, 앞으로 사회를 꾸려나갈 대학생과 청년들에게 법률연맹 자원봉사활동을 꼭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