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방관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감시자 및 참여자가 되는 것-서울대학교 교육학과 이연경
사법현장 체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우연히 법률소비자연맹의 봉사활동을 알게 되어 참가를 하게 되었습니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처음 시작할 때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법정 모니터링, 시민배심원단, 판결문 리서치, 번역 봉사활동을 하면서 사법절차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사법정의 실현에 있어서의 민주시민의 권리 및 의무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법정 모니터링을 하면서 재판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되었습니다.처음에는 법정의 엄숙한 분위기에 압도되어 조심스러웠는데, 방문 회 차가 많아지면서 법정에 들어서는 게 다소 편안해지고 주권시민으로서 뿌듯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법정 모니터링 과정에서 형사, 민사, 민사소액, 행사법정 재판뿐만 아니라 회생재판, 경매 등도 방청을 하면서 법정에서 정말 다양한 일을 담당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판사에 대해서 절대적인 힘을 가진 권력자와 같은 이미지가 있었는데, 여러 재판들을 방청하면서 사람들 사이의 갈등을 중재하는, 마치 학창시절 친구들 사이의 싸움을 조정해주던 선생님 같은 존재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한 시민 배심원단 활동에 참여하면서 사법정의의 실현에 있어서 국민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3.19 4.16 5.21 세 번에 걸쳐서 저작권법 위반 등에 관한 재판을 방청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몇 년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재판이었는데, 다행이도 제가 참관한 재판에서부터 판사가 바뀌어서 판사가 재판부의 잘못을 인정하고 피고가 억울함을 거의 다 벗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물론 그런 판결을 내린 판사의 공로도 컸지만, 이렇게 시민배심원단이 꾸준히 재판에 관심을 갖고 모니터링을 하는 것이 피고에게 심적으로도 그렇고 실질적으로도 재판 진행에 큰 힘이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사람과 관련된 사건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함께 싸워준 법률소비자연맹의 모습을 보면서 사법정의가 거저 실현되는 것이 아니고, 여러 사람의 노력의 결과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판결문 리서치로는 종립 사립고교 종교교육 사건의 판결문 내용을 직접 정리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번 판결문 리서치로 맡은 사건에 대해 간단하게만 들어본 게 다였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1,2,3심까지 판결문을 꼼꼼히 읽으면서 사건을 더 깊게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학교의 종교교육의 자유와 학생의 종교의 자유라는 중요한 두 가치 사이의 미묘한 선을 설정함에 있어서 판결마다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보는 게 재밌기도 하면서, 가치를 다룬다는 게 정말 어려운 것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그리고 영어, 중국어 법 번역 봉사활동을 통해 여러 외국의 법률들도 조금이나마 접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 법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우리 생활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는지는 잘 몰랐는데, 법률소비자연맹 봉사활동에 참가하면서 사법과정에 한 층 더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법치주의의 방관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감시자 및 참여자가 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법률소비자연맹에서 몸담아 일하고 계시는 분들이 사명감을 갖고 일을 수행하시는 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고, 감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뜻깊은 기회를 제공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