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변호사였다면, 검사였다면, 판사였다면 - 김&#9711경 부산과학기술대학교 간호학과(졸업)
종합병원 투석실 간호사로 9년차로 근무하면서 간호대학원을 준비중이다. 간호 석사 학위도 따고, 전문성있는 지식을 원했다.간호대학원에서 로스쿨로 꿈이 변경되면서 로스쿨을 대비해서 공부를 하고 있다. 갑작스럽게 로스쿨로 꿈이 변경된 게 아니다.
24시간 환자를 간호하면서 응급상황도 겪고,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 되었는데 이쯤되면 자연스럽게 간호대학원으로 빠지기 마련이다. 그런 뻔한 길 말고 법을 공부한다는 로스쿨로 가게 되면 얼마나 보람있을까. 새로운 시작인데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로스쿨을 대비하면서 봉사활동을 하는데 법률소비자연맹이라는 단체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어
거의 10년만에 봉사활동을 하는데 20살 새내기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
어려운 법률용어도 판결문도 처음 접하는데도 하나씩 알아갈수록 즐겁다.
세상에는 많은 직업이 있지만 변호사도 앞가림은 하면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
돈벌이도 하면서 희생정신도 필요하다. 제대로 못하면 선량한 시민들이 피해를 입는다.
아직 로스쿨에 입학하지도, LEET 시험 한번 제대로 못 친 입문자이지만, 봉사활동을 할수록 점점 로스쿨에 대한 꿈이 단단해진다.
첫 봉사활동은 2022년 동계 필수인 법정 모니터링인데 이틀동안 10시부터 18시까지 하루종일 부산지방법원에서 보냈다. 법정으로 올라가는 길을 몰라서 헤매고, 겨우 찾은 길은 제복을 입은 경위분들의 위압감에 짓눌려 쭈뼛거렸다. 법정에 가본적이 있어야지..
민망함을 무릅쓰고 보안대와 소지품 검사를 한 후 올라가게 된 법정은 1개가 아니었다.
형사, 행정, 민사 또는 소액으로 분류되어 2~4층에 각 층 5개가 넘는 방이 있었다.
1개의 방을 정하면 앞에는 [오늘의 재판]이 표시되어 있고, 들어가면 TV에서 보던 넓은 법정과 재판을 누구나 볼 수 있다. 피고와 원고를 대변하는 변호사, 형사재판에서 피고를 기소한 검사, 판결을 내리는 판사 등 이렇게 가까이 법조인들을 보게 되어 영광이다.
이틀 간 16시간이라는 법정 모니터링 활동을 했지만, 9시간만 인정받을 것 같다..
하지만 로스쿨에 가서 변호사가 되겠다는 꿈을 단단하게 만들어 준 시간이었다.
두 번째로 한 봉사활동은 판결문리서치인데 처음 판결문을 정리한 건 일주일이나 걸렸다.
판결문 내용을 정리하기가 힘들었다. 이해도 안가고 요지, 전문 본문 등 알 수 없는 내용에
형사재판인데 피고인이 19명이나 있는.. 어려운 판결문을 골라버렸다.
평일동안 내용을 요약하고 주말 동안 머리를 꽁꽁 싸매가며 판결문 리서치를 적는데 들인 시간에 비해 너무나 엉망인 레포트를 보고 내 자신한테 실망도 해보고..
나의 첫 엉망진창 판결문 리서치 보고서는 이렇게 끝이 났지만, 힘든만큼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내가 이 사건의 변호사였다면, 검사였다면, 판사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법정 모니터링이 꿈을 키워줬다면 판결문 리서치는 실제 법조인의 업무를 알게 되었다.
봉사활동을 해야지라는 의무감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법조인의 꿈을 단단하게 해준
내 스스로가 선택한 활동이다. 다음 학기에도 또 신청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