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첫 봉사활동을 마무리하며-허&#9711민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작년 12월, 2022학년도 2학기가 종강하고 겨울방학을 알차게 보낼 계획을 세우던 중, 선배로부터 법률연맹 봉사활동을 권유받았다. 평소 정치, 법, 제도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흥미롭게 여기고 법률연맹 홈페이지를 통해 처음으로 봉사활동을 신청했다. 봉사활동을 시작하며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호언장담했건만, 다른 일들로 인해 처음 세웠던 계획대로 봉사활동을 하진 못 했다. 그렇지만 언론모니터링과 필수 봉사활동인 법정모니터링을 완수하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언론모니터링은 2월 셋째 주 10대 일간지 사설 분석을 수행했다. 법정모니터링은 민사 법정, 형사 법정, 행정 법정 각 3곳을 모니터링하고, 그 보고서를 작성했다. 두 가지 활동에 그쳤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았다. 먼저, 언론모니터링을 통해 각 일간지의 관점과 특성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 그 전까진 소위 ‘조·중·동’, ‘한·경·오’와 같은 다소 이분법적인 시각을 가지고 언론사를 바라봤다. ‘이 언론사는 보수 성향이니, 이런 기사를 쓰겠지, 혹은 썼겠지’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10대 일간지 사설 분석을 통해, 기존의 생각을 버리게 되었다. 물론, 각 언론사가 보유한 관점을 크게 보수, 진보로 나눌 수는 있다. 그러나, 구체적 사안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저마다 다른 관점을 지니고 있었다. 이를 통해, 언론의 다양한 관점이 민주사회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법정모니터링은 정말 힘든 과정이었다. 순수 봉사시간은 언론모니터링보다 적었지만, 법원과 집을 왕복하는 시간과 재판 대기시간이 상당히 길었고, 또 미리 개정 여부를 알고 갈 수 없었기에 허탕을 치고 오는 날도 있었다. 그렇지만, 이 활동을 통해 배운 것이 참 많았다. 우선, 이 활동을 통해 생애 처음으로 재판 방청을 할 수 있었다. 처음 법원을 갔던 날은 긴장이 많이 됐다. ‘함부로 법정에 들어가도 되는지’, ‘들어가다가 제지당하는 것은 아닌지’ 등의 걱정을 했다. 물론, 누구나 재판을 방청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알았다. 그러나,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재판은 이렇게 나를 긴장하게 했다.
한 번, 두 번 가다 보니 어느덧 법원에 익숙해졌고 재판 당사자의 사연이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법원을 갔던 날이 생각난다. 그 날은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던 날이다. 어떤 재판 당사자가 전라북도에 거주하는데, 돈이 없어 변호사를 선임하지 못하고 매번 재판 때마다 서울로 올라온다는 사연을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법원에서 이런 사람들을 위해 변호사 선임 비용을 지원한다는 판사의 말을 듣긴 했으나, 그 지원은 제한적이었다. 누구나 재판받을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려면, 적어도 재판 자체를 지속시킬 수 있게끔, 국가가 상당 부분 형편이 어려운 재판당사자를 돕는 것이 마땅한 국가의 의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씁쓸한 생각을 뒤로 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지난겨울,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봉사활동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나에게 남겼다. 봉사활동은 나의 언론관을 바꿔놓았으며, 현재 국민이 받는 법률서비스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뜻깊은 활동을 하게 환경을 조성해준 법률연맹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다음 학기에도 봉사활동을 지속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