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봉사후기 한양대 장성원
일시 : 9월 18일 토요일/ 장소 : 대한변리사협회강당/ 주관 : 법률소비자연맹(법률모니터링)

사회봉사로 재판 모니터링을 신청한 후 법률소비자연맹에서 주관하는 O.T에 참가하였다. 대학로 흥사단 대강당에서 열린 O.T에는 법률, 언론, 국정감사등을 사회봉사로 신청한 다양한 학교의 학생들이 있었다. ‘법과 사법을 바로 알아야 나와 사회를 지킬 수 있다’ 는 김대인 법률소비자연맹 총재의 연설사로 시작된 O.T는 대략 4시간 만에 끝을 맺었다. 하지만 내가 처음 생각했던 의도와는 다르게 법률모니터링에 관한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 궁금하게 여긴 학생 몇몇이 질문하자 가을학기엔 법률모니터나 언론모니터 대신 국정감사로 대신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처음엔 속상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사회봉사를 신청한 이유가 국정감사 때문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나와 그곳에 모인 다른 학생들이나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

일시 : 9월 23일 목요일/ 장소 : 대학로 흥사단대강당/ 주관 : 법률소비자연맹

국회의 국정감사 기간에는 재판모니터링을 할 수 없다는 연맹의 방침에 따라 국정감사 모니터요원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이 날은 나와 같은 모니터요원들에게 국정감사 일정과 모니터 방법을 알려주는 교육을 했다. 국정감사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산교육이 된다는 연맹의 말에 처음엔 수긍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국정감사에 흥미가 생겼다. 신문이나 TV도 더 자세히 보게 되었다. 다른 세상에 사는 것 같은 이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고 국회에 직접 갈수 있다는 사실도 기대로 다가왔다. 기대 반,걱정 반으로 시작된 나의 국정감사는 이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일시 : 10월 20일 수요일/ 장소 : 국회/ 주관 : 과학기술정보통신 상임위

국정감사 모니터를 위해 졸린 눈을 비비며 새벽길을 나섰다. 아침 8시 반까진 국회에 도착해야 했기 때문이다. 국감기간이 시험기간과 겹쳐서 어렵게 만든 일정이었다. 지하철과 택시를 번갈아 타며 여의도 국회에 도착했다. 정문에서 이름과 명찰을 확인하고 국회 모니터실로 이동하였다. 직접 국정감사장에 들어가지 않고 모니터실에서 지켜보며 감사내용을 필기하는 일이었다. 과학기술부에서 주관하는 국정감사로, 국회의원들의 질의 내용과 과기부 장관의 응답내용, 출석의원과 결석의원 체크하기, 중간에 이동하는 의원은 누구인지 등을 적는 일이었다. 하지만 나에겐 생소한 전문 용어가 많이 나오고 말의 속도가 빨라서 필기하기가 무척 어려웠다. 국감 중간 중간 인상적인 국회의원들도 눈에 띄었다. 질문 내용이 상세하고 핵심적인 부분들을 잘 짚어내는 의원에겐 좋은 점수를 주고 싶었다. 반대로 출석도 하지 않은 채 서면으로 질문을 대신하거나 국감내용과는 상관없는 질문을 하는 의원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틈틈이 자리를 비우는 의원, 지각하는 의원, 졸고 있는 의원들을 보니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사회를 움직이는,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하는 그들도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은 사람이구나 싶어서였다. 주위에 있던 모니터 요원들이 하나, 둘 자리를 뜨고 마지막으로 국회를 나오면서 기분이 묘했다. 국회에 가서 국회의원들을 모니터 했다는 사실이 생소하지만 좋은 경험으로 남을 것 같다. 모니터 요원들이 자리를 뜬 후에도 끝까지 남아서 자료를 정리하시는 연맹분들을 보니 참 고생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집에서 편하게 국감 내용을 접할 수 있는 이유가 우리 뒤에서 묵묵히 일하는 많은 분들 덕분이라는 사실에 다시 한번 감사했다.

일시 : 10월 22일 금요일/ 장소 : 광화문 정부청사/ 주관 : 통일. 외교통상부

아침부터 핸드폰이 계속 울려댔다. 법률소비자 연맹이였다. 갑자기 오늘 아침 외교통상부에 갈 모니터요원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나의 마지막 국감이 시작되었다. 처음엔 아무런 준비 없이 연락이 와서 무척 당황스러웠다. 양복을 입고 필기도구를 가지고 정부 청사에 도착했을 땐 이미 점심시간. 정문을 통과하고 외교통상부 회의장으로 올라갔다. 이번엔 지난번 국회 모니터와 달리 직접 감사장안에 들어가서 모니터를 하게 되었다. 국감은 점심시간이 지나고 2시 반경이 되어 시작되었다. 감사장에는 초선의들보다 국민들에게 친숙한 인물들이 많았다. 민주노동당의 권영길 의원을 시작으로 한나라당의 박성범, 전여옥 의원, 열린우리당의 신기남 의원, 그리고 수려한 화술과 외교로 유면한 반기문 장관까지. 서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예리한 질문을 하는 의원과 이에 끝까지 침착함과 노련함으로 대응하는 장관과의 질의 응답은 모니터하는 내내 무척 흥미진진하였다. 대략 5시간 이상 진행된 국감에서 한번도 자리를 뜨지 않고 상대방 의견을 경청하는 권영길 의원의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역시 이곳에서도 아예 출석하지 않은 채 서면으로 질문을 대신하는 의원과 자꾸 들락거리는 의원, 쟁점과 관계없는 질문만 해대는 의원도 있었다. 국감모니터요원을 하기 전에는 매번 싸움만 하는 국회의원들 모습이 보기 싫어서 아예 관심을 갖지 않았다. 물론 지금은 아니다. 비록 내가 원하는 모습은 아닐지라도 그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국정감사가 정쟁의 장으로 전락되었다고 비판하기 전에 좀더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