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실의 국정감사자료
머리말
길어지는 여름, 짧아지는 겨울, 우리나라 기후가 점점 아열대성으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또
한 바닷물의 수온이 올라가 예전에는 볼 수 없던 물고기들이 잡히고 사과의 재배지가 점점 북
쪽으로 올라간다고 한다.
여러분도 익히 알고 있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얘기이다.
올해 7월 G8 정상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기후변화대책에서 early mover가 되겠다고 공언
하면서 2013년 온실가스 의무감축에 따른 정부의 대책이 급박하게 나오고 있다. 국회의장실에
서는 기후변화대책기본법을 입법예고 한 상태이고, 저탄소 녹색성장으로 대변되는 재생에너
지 관련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들이 과연 우리나라의 현실에 맞는지, 그러한 고민들은 했는지 의문을 가
질 수 밖에 없다.
한 가지만 예를 들어 보자.
현재 우리 앞에 놓인 가장 큰 문제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얼마만큼의 온실가스를 감축해
야 하는 가 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그 다음으로 넘어갈 수가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서 언제 이런 문제에 대해 논의를 했었는가, 그런데도 이명박 대통령은 전세계에 early mover
가 되겠다고 공개 선언해 버렸다. 얼마를 감축할 수 있을지, 감축을 할 수는 있는지, 현재 우리
나라의 온실가스 배출이 얼마나 되는지 아무런 토론도, 의견수렴도, 고민도 없이 결정되어버
린 것이다.
올해 1월부터 본격 시행된 '수도권대기오염총량관리제'는 여러모로 '온실가스총량관리제'와
유사하다. 이 제도도 정해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각 기업에 할당하고 그것을 초과할 경우
에는 다른 기업으로부터 배출권을 구매하던지 정부에 부과금을 납부해야 한다. 그런데 10개
월 동안 기업간 배출권 거래는 단 두 건에 그쳤고, 그나마도 동일 계열사 간의 거래였으며 그
중 한 건은 무상 거래였다. 그런데도 기업에서는 이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난리다.
이것과는 차원이 다른 '쿄토메카니즘'을 기업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과연 대폭적인 온실가스
를 감축하고서도 우리나라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무척이나 염려된다.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배출에 있어 1990년부터 매년 5%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 그 말은 우리
의 경제성장이 막대한 화석에너지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온실가스
감축은 다른 대체에너지(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를 확보하지 않는 한, 경제성장의 후퇴를
의미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중차대한 사건이 5년 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누군가는 말할 것이다.
이제는 성장 대신 분배를 생각해야 할 때라고. 하지만 경제성장률이 4% 이하로만 떨어져도
사람들 입에서는 살기 힘들다는 얘기가 나온다.
공허한 탁상공론은 그만 두도록 하자.
이명박 정부도 저탄소를 말하면서 녹색성장을 같이 말하고 있지 않는가.
아직 우리나라는 성장 중심의 국가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저탄소 녹색성장'에서 중요한 것
은 '저탄소'도 아니고 '녹색'도 아니다.
바로 '성장'이다.
‘성장’을 위해 '저탄소'를 포기해야 한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성장'에 '녹색'이 걸림돌이 된다면 치워버릴 수 있어야 한다.
절대 '저탄소'나 '녹색'을 위해 '성장'을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다.
2013년부터 온실가스 의무감축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얘기
하고 있다.
그렇다.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거기에 기름을 부은 것 또한 이명박 대통령으로, 바로 우리
자신이다.
이제라도 냉정을 되찾기를 바란다. 현실을 직시하고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진지한 토론이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기후변화대책기본법'은 잠시 뒤로 물리고, 코앞에 닥친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확보
(경제성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묘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